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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北발사체=대북정책 실패? 한국당엔 브레인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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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北발사체=대북정책 실패? 한국당엔 브레인 없나"

"韓 아니라 美 상대 발사"…김종대 "美, 비핵화 판 안 깨려 묵인 방향으로"

북한의 지난 4일 단거리 발사체 시험에 대해 자유한국당과 보수언론이 이를 '탄도미사일'로 규정하고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임을 강조하면서 대북 강경책을 주문하고 있는 데 대해 전문가들이 일제히 고개를 젓고 나섰다.

북한 및 한반도 문제 권위자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6일 교통방송(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국당을 보니까 북한이 발사체 쏜 것 가지고 '대북정책 실패'라는 식으로 공격을 시작하더라"며 "참 한국당에는 도대체 국제 사건과 정세를 읽을 수 있는 브레인이 황교안 대표 주변에 그렇게도 없단 말인가 (싶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다'는 말이 있지만 배가 떨어지면 전부 까마귀 잘못이냐"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의 이번 행동에 대해 "남쪽(한국)을 상대로 한 것이 아니고 미국을 상대로 해서 발사한 의미가 더 크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바로 저렇게 대통령이 나서고 국무장관이 방송 인터뷰를 하지 않느냐"며 "말을 하려면 '미국의 대북정책이 잘못돼서 북한이 저런 반응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가 미국하고 좀 더 긴밀하게 협력을 해야지 이렇게 미사일 쏘게 만들면 어떻게 하느냐'(라고) 문재인 정부 대미 정책을 비판했다면 말이 되지만 이게 '대북정책'의 잘못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정 전 장관은 "마이크 폼폐이오 미 국무장관이 바로 미국 언론과 인터뷰하며 재미있는 표현을 썼더라. '쏘긴 했는데 일본 해역으로 떨어진 것도, 남쪽 해역으로 쏜 것도 아니고 미국 쪽은 더더욱 아니다. (북한) 자기네 영해 안에서 왔다갔다 한 일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며 "'화낼 일도 아니고 안보리 가져갈 일도 아니다' 하는 얘기를 지금 그렇게 에둘러서 하고, 그리고 자기(미국)의 대북정책 실패라는 공격이 들어올지 모른다는 것을 의식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나는 사이가 좋다'든지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는 식으로 미리 예고를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발사체의) 궤적을 보니 원산에서 쏴서 계속 함경도 해안을 따라서 250킬로미터 정도까지 날아갔다. 그렇게 되면 북한 영해 내"라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앞까지도 가지 못한다. 그러니 폼페이오가 '남쪽도 일본 해역도 아니고 미국 쪽은 아니다'라고 하는 건데, 원래 보수 쪽에서는 무조건 북한이 무슨 일만 하면 '그것은 대남용이다' 하는 식으로 해석하고 싶어할 뿐"이라고 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의 의도에 대해 "미사일이나 마찬가지인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쓴 것은 미국보고 빨리 셈법을 바꿔서 나오라는 얘기"라고 분석하며 "미국도 그것을 굳이 미사일이라고 규정하지 않고 발사체라고 하면서 '이것은 공격적인 것이 아니고 대화를 하자는 뜻이다' 이렇게 해석하는 걸 보면 앉을 준비는 돼 있다. 그런데 (체면상) 서로 먼저 나갈 수는 없으니 그것을 문재인 대통령이 앉혀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방·외교안보 전문가인 정의당 김종대 의원도 같은 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북한의 이번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이냐, 탄도미사일이 아니냐'하는 논란의 무의미함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을 다 금지한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스커드 미사일 같은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서는 북한이 여러 번 발사해도 제재한 적이 없었다. 문구적 의미와 실제 운용이 달랐다는 것"이라며 "예를 들면 '산에 가서 호랑이를 만나면 무조건 위험하니 피해라' 이렇게 매뉴얼에 되어 있지만 새끼 호랑이를 만났다면? 이 새끼 호랑이도 호랑이는 호랑이지 않느냐. 그런데 고양이 만한 새끼 호랑이 가지고 호들갑 떨 일은 또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김 의원은 "그러니까 이런 의미로, 미사일은 미사일"이라면서도 "미사일을 미사일이라고 부르자는 게 한국당의 주장인데, 그건 맞는 얘기인데, 지금까지 유엔 안보리도 제재한 적이 없는 '새끼 미사일'이란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랑이다. 큰일 났다. 저거 죽여라' 이렇게 한다면 그 말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런 이중성이 있다는 걸 잘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무엇보다도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비핵화 (대화의) 판을 안 깨겠다'는 (미국의) 의지만큼은 드러났다"며 "미국이 묵인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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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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