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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에도 미국이 침착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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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에도 미국이 침착한 이유는?

폼페이오 "ICBM 아니다" 문제삼지 않을 듯...북한의 '메시지'로 인식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신형 단거리 발사체 중 일부가 단거리 탄도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한미 당국이 극도로 절제된 반응을 보여 주목된다.

CNN은 5일(현지시각) 미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에서 입수한 발사체 발사 당시 위성사진을 공개, 분석하면서 해당 '신형 발사체'가 "단거리 탄도미사일(short-range ballistic missile)"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9시 6분부터 20여간 동해를 향해 다수의 방사포를, 그리고 10시 이후 이른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했다. 전자는 70여 킬로미터(Km), 후자는 240여 킬로미터를 비행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이를 '전술유도무기'라고 표현했다. '유도' 방식의 발사체는 대체로 탄도미사일의 특성을 가진다.

CNN에 따르면 동아시아 비핵화 프로그램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발사 위치, 두껍고 매캐한 배기가스 모습, 로켓 발사 흔적이 하나밖에 없다는 점은 모두 이번에 발사한 발사체가 북한이 선전물에서 보여준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유엔 결의 위반까지 거론될 수 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나, 오히려 주목할만한 것은 한국과 미국 당국의 반응이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ABC, CBS 등 다수의 방송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발사체가 "중·장거리 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니라는 높은 확신을 갖고 있다"며 "(북한 미사일) 모라토리엄은 미국을 확실히 위협하는 ICBM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언급했다.

즉,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가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확실하더라도, '북미 관계'를 훼손할 수준은 아니라는 점을 못 박은 것이다. 모든 탄도미사일 실험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규정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오지만, 미국이 문제 삼지 않는다면 안보리까지 가지 않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당국도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저강도 도발', '북한의 메시지'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합참은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이후 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표현했다가 40여분 만에 '단거리 발사체'로 수정했다. '전술유도무기'에 대해서는 초반에 발표를 누락했다. 이는 국방 당국의 실수라기보단 미국과의 협의 과정이 반영된 '혼란'이라고 분석하는 시각이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협상이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시사했다. 그는 북한의 발사체가 "국경을 넘지 않고 북한 동해 쪽에 떨어져 미국은 물론 한국·일본에 위협이 되지 않았다"며 "또 상대적으로 단거리이고 무엇보다 ICBM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협상을 통해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를 이뤄낼 기회가 아직 있다고 믿는다. 주말에 일어난 이 일이 (북미 협상에) 방해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은 내가 그와 함께한다는 것을 알고 나와의 약속을 깨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합의는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발사가 김 위원장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직후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김 위원장이 (러시아로부터) 원하는 걸 얻어내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즉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통한 '새 국면'을 만들어내지 못하자, 단거리 발사체 발사로 다시 미국을 겨냥,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 역시 경제 분야의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축소된 규모이긴 하나 한미 군사 훈련이 계속되는 상황, 북미 협상의 교착 상태가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있을 수 있다. 그에 따른 군부의 불만 및 북한 내 '안보 불안' 민심을 해소해야 할 필요성이 이번 '단거리 발사체 발사'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실제 북한은 단거리 발사체 발사 전 '한미 군사 훈련을 중단하라'는 경고 메시지를 내 왔다.

관건은 향후 '상황 관리'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미국도 그것(북한의 단거리 발사체)을 굳이 미사일이라고 규정하지 않고 발사체라고 하는데, 이것은 (미국에 대한) 공격적인 것이 아니고 뭔가 지금 대화를 하자는 뜻이다. 이렇게 해석을 하는 걸 보면 (북미 양자가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는 돼 있다는 것"이라며 "(북미 양자가) 서로 먼저 나갈 수는 없으니까 그것을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를 통해 협상 테이블에) 앉혀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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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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