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시 북동쪽 54㎞ 해역에서 규모 4.3 지진이 발생한 것과 관련, 강릉에서는 고층 건물이 크게 흔들렸다.
진앙에서 210여㎞ 떨어진 춘천에서도 지진이 감지되는 등 강원도 전역이 흔들려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강원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6분 발생한 동해상 지진으로 오전 11시 45분 현재까지 90여건의 문의 전화가 119에 들어왔다.
다행히 현재까지 사람이 다치거나 건물이 파손되는 등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진이 발생한 해상에서 가장 가까운 강릉에서는 갑자기 건물이 '쿠쿵'하며 크게 흔들렸다.
강릉 시내에서 가장 높은 공공기관인 강릉시청사의 경우 마치 무언가가 건물을 옆에서 박은 듯한 흔들림이 느껴졌다는 게 건물 안에 있던 공무원들의 전언이다.
강릉시의 한 공무원은 "근무 중에 지진을 느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강릉이 재난의 도시라고 하지만 지진까지 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땅과 건물이 심하게 흔들리면서 "지진이 난 것이 맞느냐"는 등 놀란 주민들의 119 문의전화가 쇄도했다.
속초에 사는 최민수(28)씨는 "사무실에서 서류작업 중인데 갑자기 '쿵' 소리와 함께 건물이 순간적으로 출렁거려 깜짝 놀랐다"며 "진앙에서 가까워 그런지 최근에 경험한 지진 가운데 가장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강릉시의 20층 아파트에서 사는 주부 이미영(45)씨는 "집 안 청소 중에 갑자기 건물이 크게 흔들리고 식탁 위에 있던 컵이 굴러떨어졌다"며 "순간 아파트가 무너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놀랐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지진 관련 내용을 많이 올라오고 있다.
강릉지역 SNS에는 "그릇이 떨어졌다", "엄청 크게 느꼈다. 차가 건물을 박은 줄 알았다", "집 전체가 흔들렸다", "놀이기구 탄 줄 알았다" 등 놀란 반응이 쏟아졌다.
시민들은 "여기도 이제 안전지대가 아닌 건가?", "무섭다" 등 놀라움과 두려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 시민은 "재난문자가 너무 늦게 도착했다. 다 죽고 나서 문자가 날라 오려는 건가"라는 등 뒤늦게 발송된 재난문자에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지진 감지는 동해안뿐 아니라 도내 대부분 지역에서 감지됐다.
횡성읍 건물 2층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던 김모(27) 씨 "순간적으로 앉아있는 의자가 흔들렸다. 직원 한 명은 흔들려서 난간을 잡고 있었다"
원주시청 함은희 계장은 "직원들이 의자가 흔들리고 건물도 흔들리는 느낌을 받아 지진 발생했나 보라고 얘기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2007년 1월 20일 평창군 북동쪽 39㎞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은 규모 4.8로 도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었다.
2007년 이후 3.0 이상의 지진은 도내에서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당초 도내 예상 진도를 Ⅱ로 발표했으나 Ⅳ로 수정했다.
예상 진도 Ⅳ는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느끼고, 밤에는 잠에서 깨기도 하며, 그릇과 창문 등이 흔들리는 정도다.
또 예상 진도 Ⅱ는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에 있는 소수의 사람만 느끼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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