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국민과 대표팀의 하나된 여론에 굴복, 월드컵 포상금을 차등지급하려던 당초 방침을 백지화하고 5일 선수들에게 1인당 3억원씩의 포상금을 균등하게 지급키로 했다.
지난 2일 이사회를 열어 선수 23명의 활약도에 따라 3등급으로 구분해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의결했던 축구협회는 그후 비난여론이 쇄도하자, 4일 정몽준 회장과 부회장단의 협의 끝에 이사회 결정을 뒤집고 선수 23명 전원에게 월드컵 개막 이전 약속한 4강 포상금인 3억원씩을 똑같이 지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남광우 축구협회 사무총장은 이날 이같은 회장단 결정을 발표하며 "선수의 활약도에 따라 포상금을 차등 지급한다는 협회의 원칙은 앞으로도 고수할 것이나 이번 월드컵 4강은 협회만의 일이 아니라 전 국민적인 경사였다는 점이 특별히 고려됐다"고 당초 이사회 결정을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협회는 5일 오후 2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리는 대표팀 해단식에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 포상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포상금 파문을 지켜본 축구팬들은 한 목소리로 "차제에 국민과 선수들의 여론을 묵살하는 시대착오적 권위주의에 빠져 있는 이사회를 비롯한 축구협회 조직 전반에 대한 대대적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축구협회내에 만연해 있는 학연, 지연 등 파벌주의와 관료주의 행태를 조속히 척결하지 않으면 어렵게 이룩한 4강 신화가 금명간 도루묵 신세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또한 거스 히딩크 감독의 후임을 맡을 감독에 대해서도 축구협회는 선수 선발권 등에 대해 일체 간섭을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축구인들은 차등지급 결정후 "균등지급은 공산주의적 발상이다. 내 자리를 걸고서라도 차등지급 결정을 관철시키겠다"고 공언했던 조중연 전무의 퇴진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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