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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연 전무, "평등지급 주장은 공산주의적 발상"

홍명보 등 대표팀 선수들은 '평등지급' 주장, 갈등 증폭

대표팀에 대한 포상금 차등지급을 결정한 대한축구협회의 조중연 전무가 국민 대다수의 '평등지급' 주장을 "공산주의적 발상을 가진 일부의 주장"이라고 발언해 큰 물의를 빚고 있다.

2일 포상금 차등지급 방침을 확정한 대한축구협회 이사회의 의장인 조중연 전무는 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공산주의적 발상을 가진 일부의 주장을 여론으로 포장해 압박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강하게 반박했다.

***조 전무, "공산주의적 발상을 가진 일부의 주장을 여론으로 포장해 압박하고 있다"**

조 전무는 “정몽준 회장도 이사회의 결정을 최대한 존중하기 때문에 이번 차등지급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없다"며 "내 자리를 걸고서라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조 전무는 "축구계 지도자들에게는 차등지급을 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을 가지고 네티즌이나 일부 언론이 이상하게 몰고가고 있다"고 최근의 언론 보도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번 월드컵 대회에서 가장 많이 뛴 선수는 6백86분을 뛰었는데 안뛴 선수는 0시간을 뛰었다. 이 두 사람이 어떻게 똑같이 받느냐. 그렇게 하면 누가 열심히 뛰겠냐”라고 덧붙였다.

조 전무는 또 대표팀 선수들이 평등지급을 원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일부 대표선수들이 포상금을 모두 똑같이 받았으면 한다고 말한 것은 동료애를 발휘해서 인간적으로 그랬으면 좋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개별적으로 만나 '각자 소속된 구단에서 많이 뛴 선수와 안 뛴 선수에게 똑같이 보수를 지급하느냐'고 물었더니 다들 아니라고 하더라"며 "그러면 된 것 아니냐. 포상금 평등지급이라는 전례를 만들어 두면 감독이나 협회가 어떻게 조직을 이끌고 나갈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대표팀 선수들, "똑같이 고생했는데 이제 와서 차등지급하는 것은 말도 안돼"**

이같은 조 전무의 주장은 그러나 대다수 대표팀 선수들의 생각과 상치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표팀의 주장인 홍명보 선수는 2일 대국민축제행사에서 “벤치를 지킨 선수들에게도 박수를 보내주길 바란다.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축구협회의 포상금 차등지급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홍명보 선수는 실제로 이날 서울 타워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축구협회의 차등지급 방침에 대한 의견을 묻자 "주전이든 후보든 모두 똑같이 고생했는데 이제 와서 차등지급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면서 "선수들끼리 논의한 뒤 축구협회에 선수단 전체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홍 선수는 "후보선수들이 열심히 해준 덕분에 주전들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며 차등지급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홍명보 선수뿐 아니라 7경기 풀타임 출전한 송종국을 비롯해 안정환, 박지성, 이영표, 이을용 등 차등지급에 따른 분류를 할 경우 A급에 들어갈 게 확실한 선수들도 “23명이 모두 열심히 뛰어서 거둔 성적인 만큼 포상금을 똑같이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차등지급되는 경우 오히려 주전들이 후보들에게 너무 미안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한 선수는 "주는 것을 협회 마음대로 한다면 받는 것도 우리 마음대로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해 협회가 차등지급을 강행할 경우 대표팀이 집단대응할 수 있음도 내비쳤다.

***축구협회의 권위주의적 발상**

이같이 대표팀 선수들조차 평등지급을 원하는데 조중연 전무가 차등지급 강행 의지를 밝히는 대목과 관련, "고도의 정몽준 의원 띄우기가 아니냐"는 등 여러 가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 지배적 여론은 '평등 지급'을 하라는 것이었다. 한 예로 스포츠신문 굿데이가 최근 실시한 '축구대표팀 포상금 지급 어떻게 해야 하나?'의 네티즌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3천2백30명의 네티즌이 참가해 82%(2천6백33명)이 '균등지급해야 한다'에 찬성했다. 반면에 '차등 지급해야 한다'는 18%(5백97명)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전무는 "공산주의적 발상을 가진 일부의 주장을 여론으로 포장해 압박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국민 대다수의 평등지급 주장을 '공산주의적 발상'으로까지 매도했다. 국민 여론을 도외시하는 축구협회의 전근대적 권위주의, 심지어는 메카시즘적 발상까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과연 오는 5일 해단식때 정몽준 의원 등 대한축구협회 회장단이 차등지급과 평등지급 중 어느 쪽을 택할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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