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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김동완의 쓴소리 "사람을 도구로 취급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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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김동완의 쓴소리 "사람을 도구로 취급 말라"

김동완, 성상품화·밤샘촬영 등 작심 비판

그룹 '신화'의 멤버 김동완 씨가 연예계 밤샘 노동 현장과 성 상품화에 대해 "밤샘 촬영은 사람을 노동하는 도구로서만, 성 상품화는 사람을 성적 소구로서만 취급할 때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소신을 밝혔다.

김 씨는 뮤지컬 공연을 마치고 만든 팬들과의 만남 자리에서 연예계 제작 현장의 밤샘 노동 등에 대해 쓴소리를 한 뒤 30일 오후 다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밤샘촬영과 성상품화 그리고 선택'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최근 밤샘촬영과 성 상품화를 언급하면서 뜻하지 않게 이슈가 됐다"며 "오랜 기간 방송 현장에서 활동하면서 자연스레 접하였던 사안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저의 생각을 짧게나마 글로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씨는 밤샘 촬영에 대해 "현장에서 일어나는 노동 착취에 대한 문제"라고 했다. 그는 "짧은 일정에 맞춰야 하는 상황이 올 때 누군가 밤을 새서라도 끝을 맺자고 종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갑의 위치인 사람이 제안하는 경우 스태프들은 쉽게 거절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되고 이는 고된 밤샘 촬영으로 이어진다. 갑은 제작자나 작가 혹은 피디와 주연급 연기자가 되기도 하지만 그 어떤 경우에도 낮은 위치에 서게 되는 것은 그들에게 고용된 스태프들이다"라고 했다.

ⓒ김동완 페이스북 갈무리

아이돌 성 상품화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방송산업에서 성적 소구는 보편적으로 사용된 표현의 수단이었고 다양한 예술 활동의 소재가 되기도 하였으므로 정확히 어떤 상품화가 문제인지의 여부는 저 개인이 판단하기 매우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본인이 원하지 않는 경우의 성 상품화가 문제임은 분명하다. 특히 어린 연기자들이나 신인 연기자들은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나 권한이 매우 적은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언뜻 보기에는 두 이야기가 조금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이는 사람을 지나치게 도구로 취급한다는 점에서 결을 같이한다고 생각한다. 밤샘 촬영은 사람을 노동하는 도구로서만, 성상품화는 사람을 성적 소구로서만 취급할 때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또 "특히 이 같은 도구화가 본인이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계약 관계와 갑을 관계 속에서 비자발적으로 '선택해야만' 하는 환경이 되었다는 점에서 큰 문제의식을 느낀다"면서 "이러한 시각 아래에서 기존의 관행이 답습되기만 한다면 '네가 선택했다.' 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자유와 노동의 가치가 보호되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것이고, 장차 선택의 폭은 더 좁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한 때는 밤샘 촬영과 성 상품화가 오로지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저 역시 자아실현과 목표를 향한 열망, 때로는 경제적인 이유로 기꺼이 이를 자처했던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 때 누군가의 희생과 좋지못한 선례가 따랐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따라서 밤샘 촬영과 성 상품화가 자신의 이익을 위한 자발적인 선택이 아니라, 갑을 관계 속의 구조적 문제라면 분명히 논의하여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저는 저의 일을 사랑한다. 그렇기 때문에 저와 함께 일하는 동료, 스태프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만들고 싶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이고 진짜인 '선택'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될 때까지 작은 목소리라도 내어 힘을 보태고 싶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이에 앞서 김 씨는 자신이 출연 중인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퇴근길에 "일이 바빠 잠을 못 잘 것 같은데 컨디션 관리 방법을 알려달라"고 묻는 팬들에게 "나는 잠 못 자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확성기를 잡고 목소리를 높이며 "드라마 촬영을 하면 한 시간도 못 자는 일이 많다. 스태프들은 나보다 더 못 잔다. 내가 6시간을 자면 스태프들은 4시간 잔다. 나 같은 사람들이 잠을 못 잔다고 말을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처럼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자꾸 말해줘야 한다. 잠도 못 자게 하는 일은 정상적인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이런 일을 정상적이지 않다고 자꾸 말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정상에 가까워지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지난 8월에도 연예계에 뿌리 내린 잘못된 관행을 지적했다. 그는 데뷔 20주년 스페셜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아이돌이 일하는 세상이 과연 행복할까. 자살한 후배를 봤을 때, 처절하게 성상품화 된 여자 후배들을 봤을 때 선배로서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시장을 가진 나라에서 과연 페미니즘을 운운할 수 있는 것인가"라며 "업계 사람들이 스스로 자각하고 고쳐나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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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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