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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장 "난민 불인정 56명 신변에 깊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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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장 "난민 불인정 56명 신변에 깊은 우려"

법무부 예멘 난민신청 심사 결과 정면 비판..."난민보호 정책 재정비해야"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법무부의 제주 예멘 난민 심사 결과에 대해 정면으로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14일 성명을 내고 "난민으로 불인정된 56명의 신변과 인도적 체류자들이 처할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난민보호 정책의 문제점을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도록 재정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도내 예멘 난민 신청자 중 심사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던 85명 가운데 2명을 난민으로 인정했다. 50명은 인도적 체류허가, 22명은 단순 불인정 결정됐으며 11명은 완전히 출국해 심사가 직권종료됐다.

이로써 지난 6월부터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 484명 가운데 난민 인정은 2명, 인도적 체류허가는 412명, 단순 불인정은 56명, 직권종료는 14명으로 결론 났다.

법무부는 난민으로 인정된 2명의 예멘인이 언론인 출신으로서 후티 반군 등에 비판적인 기사 등을 보도해 납치·살해 협박 등을 당했고, 앞으로도 박해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반면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은 신청자들에 대해선 "본국의 내전이나 반군의 강제징집을 피해 한국에 입국해 난민 지위를 신청한 사람이기 때문에 난민지위를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법무부의 이번 심사 결과에 대해 "인정자가 단 2명에 불과하고 다수의 인도적 체류허가를 결정한 것이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난민 심사라기보다 난민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급히 무마하기 위한 일률적인 결정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본국의 내전이나 반군의 강제징집을 피해 한국에 입국해 난민 지위를 신청한 사람'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한 출입국 당국의 결정에 대해 "'내전이나 강제징집 피신'은 가장 일반적인 난민보호 사유 중 하나이므로 난민 불인정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412명에 이르는 예멘인 인도적 체류자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국내 체류가 허가되나 난민과 달리 1년 단위로 체류 기간을 연장해야 하고, 처우 규정도 취업 허가뿐인 인도적 체류자들의 안정적인 체류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최 위원장은 "법무부가 인정했듯, 이들은 심각한 내전 상황과 경유했던 제3국에서의 불안정한 체류와 체포, 구금 가능성 등으로 추방할 경우 생명 또는 신체의 자유 등을 현저히 침해당할 수 있을 우려가 높기 때문에 일정 기간 이상 장기간 체류가 불가피"하다며 "관련된 문제 해결을 위한 법령 및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했다.

다음은 최영애 인권위원장 성명 전문


ⓒ프레시안(서어리)


<난민법 과 난민협약 및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는 난민정책 마련 촉구>


국가인권위원회는 오늘(14일) 법무부가 발표한 제주 예멘 난민신청자 심사 결과, 단순 불인정된 56명의 신변과 인도적 체류자들이 처할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이번 심사를 통해 드러난 난민보호 정책의 문제점을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도록 재정비할 것을 촉구합니다.


법무부는 2018. 6. 25.부터 심사한 484명의 예멘 난민 신청자들 중 난민인정 2명, 인도적 체류허가 412명, 단순 불인정은 56명, 직권종료 난민신청을 철회하였거나 출국 후 재입국기간 내에 입국하지 않은 자 14명으로 발표하면서, 난민으로 인정되지 않은 신청자들은 "본국의 내전이나 반군의 강제 징집을 피해 한국에 입국해 난민 지위를 신청한 사람"이기 때문에 난민 지위를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난민 인정의 요건이 되는 '박해'는 '생명, 신체 또는 자유에 대한 위협을 비롯하여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중대한 침해나 차별을 야기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유엔난민기구는 2015. 4. '예멘 귀환에 관한 입장' 발표에서 예멘을 탈출한 민간인에게 영토 접근을 허가하고, 예멘인의 강제 귀환을 중단하도록 각국에 권고하였으며, 이를 근거로 예멘 난민신청자들은 국제적으로 '강제송환을 할 수 없는 대상'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또한 '내전이나 강제 징집 피신'은 가장 일반적인 난민보호 사유 중 하나이므로 난민 불인정 사유가 될 수 없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할 때 난민 인정자가 단 2명에 불과하고 다수의 인도적 체류 허가를 결정한 것이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난민심사라기 보다 난민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급히 무마하기 위한 일률적인 결정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편, 법무부는 단순 불인정 받은 56명에 대해 '제3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자'와 '범죄혐의 등으로 국내 체류가 부적절한 자'였다고 밝혔으나, 이 같은 사유가 난민법, 난민협약 제19조(난민 인정의 제한)의 난민제한 사유에 명확히 부합하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난민 불인정의 결과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이의신청 등이 있을 경우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입니다.


또한 412명의 인도적 체류자에 대한 대책도 필요합니다. 법무부도 인정했듯, 이들은 심각한 내전 상황과 경유했던 제3국에서의 불안정한 체류와 체포, 구금 가능성 등으로 추방할 경우 생명 또는 신체의 자유 등을 현저히 침해당할 수 있을 우려가 높기 때문에 일정 기간 이상 장기간 체류가 불가피합니다.


그런데 인도적 체류자는 1년 단위로 체류 기간을 연장해야 하고, 처우 규정도 취업허가뿐이므로 안정적인 체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문제 해결을 위한 법령 및 제도 개선도 필요합니다.


난민에 대한 일부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을 이유로 난민 인정 요건을 지나치게 엄격히 적용하거나 제한을 가하는 것은 난민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난민에 대한 불안감과 배제를 강화할 뿐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난민심사가 난민법과 난민협약 및 국제 인권조약의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인권위는 우리 정부가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는 난민정책을 재정비하고 난민 보호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대책을 마련할 것을 기대하며, 인권위 또한 난민 인권 개선을 위해 심사과정 등의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해 나가는 등 관련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18. 12. 14.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최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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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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