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유은혜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국회에서 인사청문 결과 보고서가 채택된 가운데 임명장을 줄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좀 유감스럽고 안타깝기도 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나는 우리 유 장관님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활동을 하셨기에 교육부 장관이나 사회부총리로나 아주 적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반대를 일축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인사청문회 때 많이 시달린 분들이 오히려 일을 더 잘한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다. 업무에서 아주 유능하다는 걸 보여주셔서 인사청문회 때 제기됐던 여러 염려들이 기우였음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덕담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공감하지만, 전문가들의 좋은 생각도 실제 현장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면 어려움이 있다"며 "그래서 전문가들의 견해와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현장 눈높이를 잘 조화시키는 것이 교육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당부했다. 김상곤 전임 교육부 장관이 발표한 수능 개편안이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발을 샀던 점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이다.
문 대통령은 유은혜 장관에게 교육 정책과 관련해 "여러 중요한 과제들이 많다"면서 유아부터 초등학교까지 교육 완전 국가 책임제, 국공립 유치원 증설, 초등학교 온종일 돌봄 교육 실현, 고교 무상 교육 도입,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또 "그동안 경제부총리에 비해서 사회부총리 쪽은 좀 역할이 제대로 부각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교육 분야뿐만 아니라 문화, 체육, 복지, 환경, 가족, 여성, 청소년, 장애인, 노인, 노동까지 포함해서 사회 전 분야에서 우리 사회가 포용 국가로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중심 역할을 해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당 "반의회주의 폭거" vs. 민주당 "일부 야당의 트집 잡기"
유은혜 장관 임명에 대해 야당은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자유한국당 송희경 원내대변인은 "유은혜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위장 전입, 겸직 금지 위반 등 '습관적인 법 위반'과 '비교육적 가치 판단 능력'이 확인된 부적격 후보자"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도 "반의회주의적인 폭거"라고 반발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규탄 의원 총회'를 열고 "비리 장관 임명 강행, 대통령은 사죄하라", "국회 무시 협치 파괴, 대통령은 각성하라"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시위까지 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이 정부 최고의 보은 인사"라며 "문재인 정권이 오만해지기로 한 것"이라는 논평을 내어 반대했다. 같은 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유은혜 장관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유은혜 부총리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점도 있고 부총리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 의구심도 있다"면서 "신임 부총리는 이런 우려를 유념해서 교육과 입시 제도가 교육 사다리를 무너뜨리는 현실에 대한 학생과 학무보들의 좌절감을 정확히 직시하기 바란다"는 논평을 냈다. 임명 결과는 수용하겠지만,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도 "유은혜 사회부총리를 임명한 것을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국회의 인사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것은 국회에 인사청문회라는 절차를 둔 근본적 이유를 훼손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유 부총리의 임명으로 무엇보다 유 장관에 대한 한국당과 일부 야당의 트집 잡기와 시간 끌기로 그간 미루어졌던 수능 등 산적한 교육 현안 관리가 조속한 시일 내에 제자리를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논평을 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유은혜 장관의 적격 여부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비춰 결정적인 하자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