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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24시간 '남북 소통 창구'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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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24시간 '남북 소통 창구' 열렸다

남 "남북관계 차근차근 진전되고 있어"…북 "선언 이행 더욱 가속화해야"

4.27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 정상이 합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14일 공식 개소식을 갖고 첫발을 내디뎠다.

14일 개성공단 내에 마련된 연락사무소에서는 남북 고위 당국자와 민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소식이 거행됐다. 연락사무소의 남북 공동소장은 남측에서는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겸직하기로 했고, 북측에서는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위원장이 역시 겸직한다. 북측 소장은 이날 아침에야 발표됐다.

남측에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박병석·이인영·진영 의원, 바른미래당 박주선 의원,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 한완상·정세현·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개성공단 기업인 등 54명이 개소식에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조평통 리선권 위원장과 박용일 부위원장, 내각의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원길우 체육성 부상, 박명철 민종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개소식 축사에서 "평화의 새로운 시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남북 상시 소통의 창구"라며 "오늘부터 남과 북은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번영에 관한 사안들을 24시간 365일 직접 협의할 수 있게 됐다. 얼굴을 마주하면서 빠르고 정확하게 서로의 생각을 전하고 어려운 문제들은 머리를 맞대고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날 개성을 찾은 데 대한 감회를 밝히며 "저로서는 11년 만의 방문이다. 2003년 6월 개성공단 착공식, 2005년 10월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 개소식, 2007년 열차 시범운행과 화물열차 운행 등 역사적 순간들이 어제와 같이 떠오른다"고 말하고 "오늘 이 곳에서 남북 두 분 정상이 4월 27일 합의한 판문점 선언과 온 겨레의 소망을 받들어 또 하나의 역사가 시작된다"고 개소식의 의미를 기렸다.

조 장관은 "오늘은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을 채택한 지 꼭 140일이 되는 날"이라며 "남과 북의 여러 관계자들이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남북관계는 차근차근 진전되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조 장관은 "올해 남북 당국은 27차례의 회담을 가졌다. 4900명의 남북 주민들이 군사분계선을 넘었고, 3년 만의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남북 170가족 833분이 만났다"고 남북관계 발전의 성과를 강조하고 "나흘 뒤, 올해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린다. 한반도에 시작된 평화를 공고히 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방향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조 장관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민족 공동 번영의 산실이 되고자 한다"며 "남북의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철도와 도로, 산림 등 다양한 협력을 논의하고, 10.4 정상선언 이행방안과 '신(新)경제구상'에 대한 공동연구도 추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역할을 당부했다. 그는 한편 "지금까지와 같이 앞으로도 우리 앞에는 우여곡절과 난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이제 우리는 함께 있다. 남과 북은 대화와 협력의 힘으로 내일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선권 북한 조평통 위원장 역시 축사에서 "오늘 우리는 북과 남, 해외 온 겨레의 커다란 기대와 관심 속에,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의 일환으로 북남공동연락사무소의 개소식을 진행하게 된다"고 판문점 선언을 강조했다. 리 위원장은 환영인사에서조차 "북남 수뇌의 역사적 판문점 선언에 따라 북남관계 사상 처음이 되는 공동연락사무소 개설을 축하하기 위해 뜻깊은 이 자리에 참석한 남측 각계 인사들을 동포애의 정을 담아 따뜻이 환영한다"고 했다.

리 위원장은 "역사적 판문점 상봉과 회담을 통해 북남 수뇌들이 안아온 따뜻한 봄날은 풍요한 가을로 이어졌으며, 공동연락사무소의 개소는 북과 남이 '우리 민족끼리'의 자양분으로 거둬들인 알찬 열매"라면서 "연락사무소가 개소됨으로써 쌍방은 북남관계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빠른 시간 내에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필요한 대책을 강구해 나갈 수 있게 됐으며 관계 개선과 발전을 적극 추동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향해 큰 보폭을 내짚을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기렸다.

리 위원장 역시 조 장관과 마찬가지로 이산가족 상봉, 체육 교류,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 등 최근 남북관계 발전상을 언급하고 "모처럼 마련된 관계 개선의 오솔길을 평화 번영의 대통로로 넓혀 나가야 할 민족사적 책무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우리 민족의 전도가 달려 있는 판문점 선언 이행을 더욱 가속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과 리 위원장은 이날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구성·운영에 관한 합의서'에 각각 서명했다. 합의서는 연락사무소의 명칭과 위치, 기능 등에 대한 세부 규정을 담았고, 인원 구성은 각 측이 15~20명 정도로 하되 인원 교체시 7일 전에 상대측에 통보하도록 했다. 남측 연락사무소와 서울 간의 통신을 보장하고, 남측 인원들의 통행과 편의를 "당국회담대표단과 동일하게 보장"한다는 내용도 합의서에 담겼다. 연락사무소 운영 관련 설비·물자는 세금과 부과금을 면제하기도 했다.

"쌍방 소장과 인원들의 직급은 각기 편리한 대로 하"기로 했지만, 사실상 물밑에서 동급으로 조율된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과 리 위원장이 동급의 카운터파트인데, 공동 소장은 통일부 차관과 조평통 부위원장으로 정확히 '격'을 맞췄기 때문이다. 실무적으로도 그 쪽이 "편리"하기도 하다. 남북은 합의서에서 "쌍방은 연락사무소 소장 회의를 매주 1회 진행하며 필요한 경우 더 할 수 있다"고 못박았다. 최소 주 1회 남북 차관급 접촉이 정례화된 셈이다.

천해성 소장은 이날 오후 5시까지 사무소에서 첫 근무를 하고 남측으로 귀환할 계획이다. 남북 소장은 주 1회 정례회의 등에 맞춰 연락사무소를 찾을 계획이며 상주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상주 인원 19명은 평일에는 상주하고 주말에는 당직 개념으로 운영할 예정"이라며 "주말 당직자들도 초기에는 상당한 인원이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측은 이날 세관을 통과하는 인원들에 대해 일일이 체온계로 체온을 검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최근 3년 만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발생 사태 때문인가 관심을 받았지만, 정부 당국은 "북한은 지난 8월 이산가족 상봉 때도 금강산으로 가는 인원들에 대해 일일이 체온 체크를 했다"고 설명했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은 개소식 축하 사절로 방북하는 와중에도 "공단이 재개돼서 들어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착잡하다"며 개성공단 재개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재개가 언제 될지 모르는 마당에 반가운 마음,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가보기는 하지만 언제 다시 들어갈 수 있을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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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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