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특별사절단 파견을 하루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4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본격적인 중재자 역할에 시동을 걸었다.
한미 정상은 통화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포함한 남북 관계 진전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두 정상이 통화한 시간은 오후 9시부터 50분간으로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길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데 상당 시간을 쓴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먼저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북 정상회담 개최 준비 및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달성하는 방안 등을 협의하기 위해 대북 특사단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5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을 대표로 하는 대북 특사단을 평양에 파견한다. 대북 특사단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 일정표'를 받아오고, 이를 토대로 미국으로부터 종전 선언에 긍정적인 입장을 얻어내는 것이 중재의 핵심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특사단이 좋은 성과를 거두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그 결과를 나에게 알려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 진전이 오히려 한반도 비핵화를 견인할 수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이 한반도 평화 정착에 있어 중대한 시점이며, 이는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가는 것"이라면서도 "남북 관계의 개선과 한반도 긴장 완화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남북 정상회담이 남북 관계 개선은 물론, 지난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의 합의사항 이행과 향후 대화 등을 위해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답했다.
두 정상은 오는 9월 말로 예정된 유엔 총회를 계기로 직접 만나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앞으로의 전략과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협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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