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오는 5일 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평양을 방문한다.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이 문 대통령의 중재 외교로 진전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북 특사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4일 "저는 내일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단 이름으로 다시 평양을 방문한다"며 "특사단은 이번 방북을 통해 북측과 남북 관계 발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의용 실장은 먼저 "오는 9월 중 평양에서 열기로 한 남북 정상회담의 구체적 일정과 의제 등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둘째로, "판문점 선언 이행을 통해 남북 관계 발전 진전을 위한 여러 방안의 협의를 진행해 9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셋째로,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 달성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의용 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으로 구성된 특사단은 오는 5일 특별기편으로 서해 직항로를 통해 방북한 뒤, 오후 늦은 시간까지 평양에서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협의할 예정이다.
특사단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가져가는 만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면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정의용 실장은 "아직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는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저희가 평양에 도착한 이후에 세부 일정이 확정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특사단은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 선언 줄다리기로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에 진전을 이끌어내야 하는 책무를 지고 있다. 특사단은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구체적인 한반도 비핵화 시간표'를 얻어내고,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종전 선언을 교환하는 중재안을 낼 것으로 보인다.
만약 특사단이 중재에 성공하면, 올해 내 종전 선언도 순풍을 탄다. 구체적으로는 '취소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방북 재추진' → '9월 중순께 남북 정상회담' → '9월 말 유엔 총회에 김정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참석을 통한 종전 선언 가시화' 등의 시나리오가 가능해진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특사단이 폼페이오 장관의 조기 방북과 북미 간 비핵화 대화의 진전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충실이 해주길 바란다"고 적은 바 있다.
정의용 실장은 "우리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추진해가는 초입 단계에서 종전 선언은 매우 필요한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금년 중에 종전 선언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사단은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을 다시 강조했다. 정의용 실장은 "남북 관계 발전은 비핵화와 함께 가야 한다"면서도 "필요하다면 남북 관계 발전을 통해서 한반도 비핵화 협상 과정을 견인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정 실장은 "과거 경험에 비춰보면 남북 관계가 좋았을 때 핵 위협이 많이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특사단 방북을 계기로 개성에 설치할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도 본격적으로 출범할 전망이다. 정의용 실장은 "개성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 개소를 위한 물리적 준비는 사실상 완료됐다"며 "다만 개소식을 어떻게 진행하는가에 대해서 북한과 조율하고 있고, 이번 특사단 방북 결과로 공동 연락사무소 개소와 관련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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