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시내버스 노조가 오는 28일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울산시가 노사정 협의체를 즉시 가동하고 버스업계 적자 지원율을 100%까지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며 중재에 나섰다.
울산시는 지난 18일 시청에서 시내버스 파업 관련 긴급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김상욱 울산시장을 비롯해 행정·경제부시장, 교통국장, 예산담당관, 시내버스 운송업계, 노동조합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노사가 올해 1월부터 모두 7차례에 걸쳐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노조는 지난 12일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으며 오는 25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교섭이 최종 결렬될 경우 28일 첫차부터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노조는 기본시급 9% 인상과 정년 65세 연장, 퇴직적립금 연간 300억원 적립, 통상시급 기준시간을 현행 209시간에서 176시간으로 조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기본시급 2% 인상을 제시하고 나머지 요구에는 대부분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장기간 누적된 퇴직금 미적립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노조 측은 미적립 퇴직금이 800억원을 넘어섰고 일부 퇴직 노동자들이 퇴직금을 제때 받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사측 역시 울산 시내버스가 전국 광역시 가운데 이례적으로 100% 민영제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장기간 운송원가에 못 미치는 지원이 이어지면서 경영난이 누적됐다고 주장했다.
울산시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버스업체의 해당 회계연도 손실 범위 내에서만 재정지원이 가능해 과거 누적된 퇴직금 등을 시가 직접 보전하는 데 법적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시의 버스업계 지원 규모는 지난해 약 1810억원에서 올해 약 22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운송손실 지원율은 기본 97%에 경영평가에 따른 추가 지원을 포함하면 사실상 99% 수준이다.
이에 김 시장은 올해부터 법적으로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적자 지원율을 100%까지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김 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버스회사와 버스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으로 희생을 요구해 온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시에서도 책임감을 갖고 법적으로 할 수 있는 조치는 최대한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누적 퇴직금 등을 시가 직접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김 시장은 "시장이 마음대로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법에서 부여된 권한 안에서만 가능하다"며 "법적으로 할 수 없는 부분을 요구하면 결국 해결책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울산시는 노사와 시가 참여하는 시내버스 노사정 협의체를 즉시 구성해 사실상 상시 협의체로 운영하기로 했다. 서남교 행정부시장이 총괄을 맡아 노사 양측이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다른 광역자치단체의 지원 사례와 제도 개선 방안도 함께 찾을 예정이다. 그러면서 김 시장은 장기적으로는 교통공사 설립을 통한 공영제 전환도 다시 강조했다.
김 시장은 모든 민간 버스를 한꺼번에 공영화하기보다는 도시공사 내 교통조직을 활용해 신설 노선 등을 우선 운영하면서 경험을 축적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버스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교통정책도 병행한다. 노조 측이 부산 등의 사례를 들어 버스전용차로와 BRT 도입을 요구하자 김 시장은 교통국에 관련 사업을 신속하게 검토하도록 이미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시장은 "울산은 그동안 BRT와 버스전용차로 도입에 소극적이었고 현재 BRT 운영 노선도 없다"며 "다음 국비사업 신청 기회가 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시장은 노조에 파업 자제를 거듭 요청하며 "시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찾겠다는 의지가 있는 만큼 시민의 발을 멈추는 방법보다는 노사정 협의체에서 치열하게 논의해 해법을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노조 측도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쟁의행위가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도 지난해 실질적인 임금 동결에 따른 조합원들의 기대가 큰 만큼 남은 조정 기간 동안 사측과 울산시의 전향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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