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수가 줄어든다는 이유만으로 학교를 일률적으로 통폐합하지 않겠습니다"
학령인구 감소와 원도심·서부산의 교육격차, 학교 재배치와 통폐합 등 부산교육의 최대 구조적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학교 통폐합보다 지역 여건에 맞는 학교 체계 구축에 무게를 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생의 학습권과 통학 여건은 물론 학교가 지역사회에서 갖는 역할까지 고려해 학교 재배치 문제에 접근하겠다는 뜻으로 읽혀진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최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학령인구 감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이를 부산교육의 질을 한 단계 높이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신도시 개발과 재개발로 학생 수가 늘어나는 지역은 학교 신설을 적극 추진하고 원도심과 소규모학교는 학교의 특성과 지역 여건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특히 그는 학교가 폐교되면 지역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큰 만큼 적정 학생 수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소규모학교 가운데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에 교무행정 전담팀을 구성하고 통학버스를 제공해 인근 지역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먼저 김석준 교육감이 향후 4년 부산교육의 핵심 비전으로 내세운 것은 '부산 미래교육 완성'이다. 그는 "지난 9년간 합리적이고 점진적인 개혁을 통해 부산교육의 기반을 탄탄하게 다져왔다"며 "앞으로 4년은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교육 대전환을 완성하겠다"며 대화의 문을 열었다.
김 교육감은 이를 위해 AI 시대를 이끌어가는 인간중심 미래교육, 학력과 마음을 함께 키우는 맞춤교육, 교사와 학생을 함께 지키는 안심교육, 존중과 배려로 함께 크는 시민교육, 가족처럼 힘이 되는 따뜻한 행복교육 등 5개 방향을 제시했다. AI를 교육의 핵심 도구로 활용해 학생들의 학습 수준과 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확대하고 문해력과 수리력 책임 지원, 진로·진학 지원도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읽혀지는 부분이다.
"교육 현장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부산교육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겠다"
김 교육감은 부산교육의 또 다른 변화로 AI도입을 꼽았다. 부산시교육청은 AI 튜터와 서·논술형 평가 지원시스템 등을 교육 현장에 도입하며 AI를 활용한 맞춤형 교육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AI가 교사를 대신하는 수단이 아니라 교사의 교육활동을 지원하는 '보조교사'로 규정했다.
그는 "한 교실에는 다양한 수준과 속도의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기 때문에 교사가 모든 학생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동시에 해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AI 튜터를 통해 학생 개개인의 학습 속도와 이해도에 맞춘 맞춤형 학습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AI 서·논술형 평가 지원시스템에 대해 정답 중심 교육에서 사고력과 표현력을 중시하는 교육으로 전환하는 수단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교사에게는 반복적인 업무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했다. 김 교육감은 "AI 튜터와 평가 지원시스템이 보조교사 역할을 수행하면 선생님들이 행정적·반복적 부담을 덜 수 있다"며 "학생과의 정서적 교감과 심층적인 피드백,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학습 계획 마련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교육감은 AI 시대에도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학생과 교사를 지키는 안심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생성형 AI를 교육 현장에 도입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 가운데 하나가 학생들이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올해 전체 고등학교에 생성형 AI 'BeAT'를 직접 개발하고 보급했다. 이에 대해 김 교육감은 글로벌 상용 AI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공교육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청의 교수·학습 환경에 맞게 운영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교육디지털원패스 인증과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기반 교육청 전용 환경, 유해정보 필터링 등을 적용하고 있으며 수업과 평가에서도 동일한 AI 환경을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육감은 "생성형 AI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학생 정보 보호와 안전성을 우선하고 특정 서비스 자체가 교육의 목적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중요한 것은 어떤 AI를 사용하느냐가 아니라 이를 공교육 안에서 얼마나 안전하고 교육적으로 활용하느냐"라고 강조했다.
피해학생 보호와 공정한 사안 처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있도록 하는 등 학교폭력 대응과 교육활동 보호는 학생과 교사 모두가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에 대해 김 교육감은 '학생과 교사를 함께 지키는 학교'를 원칙으로 제시했다.
"학교폭력은 피해 학생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사안을 공정하게 처리하겠다"
김석준 교육감은 처벌에만 머물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고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관계 회복 숙려제'를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에 김 교육감은 "온라인 공간에서 즉각적으로 감정을 표출하는 환경에 익숙해진 학생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방법을 교육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판단을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유니세프 등과 사회정서교육 자료를 개발하고 초·중·고교 145곳을 '마음챙김학교'로 지정해 학생들의 자기 감정 이해와 조절 역량을 높이는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와함께 교권보호 체계도 강화한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5개 교육지원청마다 학교 민원대응팀인 '교육활동보호센터'를 설치해 교육활동 침해 사안 심의와 분쟁 조정, 사안 조사, 학교민원 대응, 법률·심리 지원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할 계획을 밝혔다. 김 교육감의 설명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의 회복이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서로 존중하고 협력할 때 비로소 학교는 안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김 교육감은 지역과 학교 규모에 따른 교육 기회의 차이를 줄이고 학생의 진학·취업을 부산의 미래산업과 연결하기 위해 고교학점제 시행과 대입제도 변화에 맞춰 진로·진학 지원체계도 손질한다는 계획도 전했다.
김 교육감은 "고교학점제의 단계적 도입과 대입제도 변화로 학생과 학부모의 진로·진학 정보에 대한 요구가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특정 대상이나 시기에 집중된 진로교육에서 벗어나 상시적인 진로·진학 지원체계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미래 유망 직업과 신산업을 반영한 초·중·고 연계 진로교육과 학생 맞춤형 진학상담을 확대할 계획도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이를 위한 직업교육은 부산의 산업구조와 직접 연결된다. 반도체와 조선·해양 등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한 교육을 확대하고 협약형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를 중심으로 기업·대학·지역기관이 참여하는 교육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설명하며 "현장실습과 대학 진학, 취업까지 이어지는 성장 경로를 만들어 학생들이 부산에서 배우고 성장해 지역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석준 부산교육감은 "학교 규모의 차이가 교육의 차이로 이어지지 않도록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해 첨단 AI 교육환경과 지역 연계 교육을 통해 부산 어디에 살든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부산 미래교육의 대완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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