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만나 보수진영 신뢰 회복을 위해 탄핵 논쟁을 매듭짓자는 '통합론'에 공감대를 모은 가운데, 4일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정당했는지 재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028년 총선을 위해 당이 쇄신하고 중도 확장에 나서야 한다는 호소가 나오는 상황에서, 국정농단 사건으로 불명예 퇴진한 박 전 대통령의 명예 회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전했다.
유 전 의원과 오 시장은 전날 한남동 서울시장 공관에서 만나 만찬을 함께했다. 오 시장이 6.3 지방선거 때 자신의 선거운동을 도운 유 전 의원을 초청한 자리로, 두 사람은 배석자 없이 식사하며 2시간가량 대화했다. 만찬에서는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이번 지방선거까지의 잇단 선거 패배 등 당 위기에 대한 해법과 관련, 당 쇄신과 보수 대통합 방안 등이 논의됐다.
오 시장 측은 "(두 사람은) 지방선거 이후 당이 쇄신의 동력을 충분히 이어가지 못한 채 최근 당 지지율마저 다시 하락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며 "이재명 정부의 무능과 폭주를 제대로 견제하고 국민에게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는 유능한 정당으로 거듭날 때 비로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브리핑했다.
유 전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2028년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보수가 이렇게 분열되고 갈등을 겪어서는 안 된다. 자꾸 분열되는 이유는 결국 두 번의 탄핵에 대해 찬반을 놓고 계속 싸우기 때문"이라며 "총선 때까지 싸우다가는 보수는 분열돼서 제대로 선거를 치를 수 없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과 오 시장은 모두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인사들이다. 유 전 의원은 "탄핵에 찬성했다고 해서 반대하는 세력을 배척하고, 반대했다고 해서 찬성한 세력을 '배신'이라고 배척하면 또 쪼개질 수 있다. 큰 통합을 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유 전 의원은 중도·수도권·청년층의 지지를 얻기 위해 "국민의힘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오 시장과 나눴다고 전했다. 그는 "당이 지금 패배에 너무 익숙해진 소수당이 됐다"며 "지금 당의 모습으로는 도저히 총선을 치를 수 없다. 지지를 얻으려면 통합으로는 부족하고, 혁신하고 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만찬 회동에서 현 장동혁 지도부를 비판하거나, 장 대표의 거취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거나, 무소속 한동훈 의원 등 특정인을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의 노선 변화, 내부 혁신의 전제로 "당원의 동의"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탄핵 찬반을 두고 서로 총을 겨누면서 싸우고, 총선에서 이겨야 하는데 '당이 왜 이렇게 힘이 없냐'는 강성 당원들에게 모순이 있다. 지금과 같은 당의 모습이 수도권 승리에 도움이 되겠나"라고 꼬집었다. 여전히 '탄핵 찬성파'에 공세를 펴는 '탄핵 반대파' 강성 당원들에게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당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등 탄핵 불복에 가까운 주장이 여전히 나오고 있다.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유 전 의원의 주장과는 반대 방향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일 자신이 지방선거 지원 유세를 갔던 영남 지역의 국민의힘 의원 등과 만찬 회동을 했는데, 이 자리에 참석했던 김태규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나와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헌법재판소 재심이나 이런 것을 통해 명예를 회복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김 의원은 "아직까지도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사유에 대해 국민이 자꾸 분명히 물으면 '뭐였지, 세월호였나, 아니면 뭐였나' 이러는 분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선거 후에 대통령과 의원들이 편한 자리를 가지는 것까지 부정적으로 꼬아서 보는 건 왜곡"이라고도 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변호인단 출신인 유영하 의원도 이날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대통령이 다시 현실 정치는 하지 않겠지만, '어른 역할을 해달라'는 생각은 많이 갖고 있다"며 "그런 역할은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유 의원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가 원로로서 현안이 있을 때 침묵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며 "필요하면 본인 목소리를 낼 수 있고, 그렇게 하실 거라고 본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수도권 승리가 필요한데, 그러면 이제 그런(박 전 대통령 명예회복을 위한) 노력들이 수도권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나 한 번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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