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성빈 부산 기장군수가 전임 군정사업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하면서 기장지역 여야 정치권의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박종철 부산시의원과 박우식·김명원 기장군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지방의원들은 지난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장안읍 명례리 치유의 숲과 일광읍 화전리 도로개설 사업이 주민 요구와 정상적인 행정절차에 따라 추진됐다며 전수조사 태스크포스(TF) 해체를 촉구했다.
이들은 치유의 숲이 산업폐기물 매립장 건립을 막으려는 주민 요구에서 출발했고 화전리 도로도 주민들의 장거리 우회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됐다고 주장했다. 동부산농협이 도로공사비 일부를 부담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다만 기자회견에서는 사업의 추진 배경과 필요성이 주로 강조됐고 기장군이 조사 대상으로 제시한 예산 증액 경위와 노선 결정 과정, 주변 토지의 수혜 여부 등 특혜나 비리 관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못했다. 특히 설득력이 부족했다는 지역의 평가가 나온 부분이다.
이를 두고 우성빈 군수가 확인하려는 것은 사업의 필요성 자체가 아니다. 주민 숙원이라는 명분 아래 입지와 노선이 어떤 과정을 거쳐 결정됐는지와 사업비가 왜 늘어났는지, 도로개설로 특정 토지의 이용 여건이 달라졌는지를 자료로 검증하자는 것이다. 전수조사는 부정을 미리 단정하는 절차가 아니라 제기된 의문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행정적 검증이다.
기장 치유의 숲은 초고압 송전선로 인근 부지에 700m가량의 진입로를 조성하는 데 45억9000만원이 투입됐다. 부대시설 공사까지 더해 전체 사업비가 80억원대로 늘어난 점과 기장군민 이용 실적, 입지 적정성, 진입로 개설에 따른 주변 토지의 수혜 여부가 핵심 조사 대상이다.
해당 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우 군수 취임 이후 처음 제기된 것도 아니다. 지난 2021년에도 사업 예정지 인근에 당시 기장군의회 의장 일가 소유로 알려진 토지가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졌다. 송전선로가 지나는 입지와 진입도로개설에 따른 토지 가치 상승 가능성도 공론화됐고 관련 예산은 군의회에서 제동이 걸린 바 있다. 이번 조사를 단순한 전임 군정 흔들기로만 보기 매우 어려운 배경이다.
화전리 도로 역시 주민불편 해소의 필요성과 노선 결정의 적정성을 나눠 살펴봐야 한다. 우 군수는 농기자재센터 접근이 목적이었다면 다른 연결 방식도 검토할 수 있었는데도 도로가 국도 14호선까지 연장된 배경과 이 과정에서 새롭게 도로에 접하게 된 토지가 있는지를 조사 대상으로 제시했다.
주민 민원과 민간의 공사비 분담은 사업 추진의 필요성을 뒷받침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노선이 선택된 이유와 대안 검토 과정, 노선 개설에 따른 토지별 수혜 여부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 공개 입찰 역시 시공업체 선정 절차일 뿐 사업 입지와 규모, 예산 편성, 노선 결정의 타당성까지 확인하는 절차는 아니다.
한편 기장군은 지난 29일 '부정부패·낭비성 의심사업 전수조사 TF'를 출범하고 추진 중이거나 완료된 사업의 의사결정 과정과 예산집행, 특혜·이권 개입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우 군수가 밝힌 조사 대상 사업은 1000억원대 규모에 이른다. 이는고스란히 국민의 세금이다.
국민의힘 측이 TF 해체를 요구하고 있지만 사업의 정당성은 조사 중단이 아니라 자료 공개와 검증을 통해 확인될 사안이다. 기장군은 예산 편성과 노선 결정 과정, 관련 토지 관계 등을 조사한 뒤 결과를 공개하고 위법 정황이 확인되면 수사 의뢰 등 후속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우성빈 기장군수의 이번 전수조사는 전임사업을 무조건 뒤집기보다 기장군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신임 기장군수의 개혁의지가 군 전반에 미칠 영향에 지역사회의 시선이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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