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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인도, 러 원유 수입 중단 동의·관세 인하"…실제 전면 중단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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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인도, 러 원유 수입 중단 동의·관세 인하"…실제 전면 중단 가능할까

인도, 12월부터 러 원유 수입 줄여…무디스 "수입 전면 중단 땐 인도 경제 차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이하 현지시간) 인도와 무역 합의에 도달해 관세를 18%로 대폭 낮췄다고 발표했다. 최근 인도와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우크라이나 종전 관련 3자 회담 재개를 앞두고 러시아 압박 포석 마련,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 확대 모색 등이 타결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를 언급하지 않아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진 않았다. 최근 인도가 미국 압박으로 러 원유 수입을 줄이고 있지만 즉각적 전면 구매 중단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모디 총리와 통화해 "미국과 인도 간 즉시 발효되는 무역협정에 합의했다. 이 협정에 따라 미국은 인도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8%로 낮춘다"고 밝혔다. 또 모디 총리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대해 논의했다며 "그(모디)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하고 미국과 베네수엘라에서 더 많이 사들이는 데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러시아산 원유 구매 중단을 촉구하며 지난해 8월 인도에 부과한 25% 추가 관세 철회 또한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 당국자가 미국이 러 원유 수입 관련 인도에 부과된 25% 징벌적 관세가 철회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징벌적 관세까지 철회시 인도의 대미 관세율은 50%에서 18%로 급격히 낮아진다.

인도 <힌두스탄타임스>는 관세 인하로 인도가 인근 파키스탄(19%), 인도네시아(19%), 방글라데시(20%), 베트남(20%) 등에 비해 대미 수출 우위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인하 대가로 인도가 "미국에 대한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0으로 줄이는 쪽으로 나아갈 것"이며 모디 총리가 "5000억 달러(약 724조 원)가 넘는 미국산 에너지, 기술, 농산물, 석탄 및 많은 다른 제품에 대한 구매 및 훨씬 더 높은 수준의 '미국산 구매'를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 중단 시한, 무역 장벽 완화 내역 등 합의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트럼프 정부는 관세 인하 대가로 한국, 일본 등엔 미국에 대한 투자를 요구했지만 이번 소셜미디어 공지엔 인도로부터 투자 약속을 받았다는 내용은 없었다. 이날 오후까지 백악관은 관련 세부 사항을 공지하지 않았다.

우크라전 3자회담 재개 이틀 전 발표…베네수 원유 수출 확대·인도-EU FTA도 동기 됐을 듯

이번 합의는 지난주 인도가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뒤 일주일도 안 돼 이뤄졌다. 이 협정은 트럼프 관세에 대항해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됐다. EU는 지난달 27일 인도와 FTA 타결을 알리며 이 "역사적" 협정이 "경제 개방과 규칙 기반 무역에 대한 공동 의지"를 보여준다고 밝힌 바 있다.

미 CNN 방송을 보면 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아르빈드 수브라마니안은 인도-EU FTA가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자극했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인도가 EU에 특혜를 주면 미국 기업이 영향을 받게 된다"며 "도미노 효과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오는 4~5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우크라전 종전 관련 러시아, 우크라이나와의 3자 회담 재개를 앞두고 있기도 하다. 인도의 러 원유 수입 중단은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협상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 핀란드 에너지·청정공기연구소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해 12월 기준 중국과 튀르키예(터키)에 이은 러시아산 화석연료의 세계 3위 구매국으로 이 중 대부분(78%)이 원유다.

<힌두스탄타임스>는 미국이 인도에 러시아산 원유를 끊고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구입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에서 모디 총리가 최근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과 통화 에너지, 무역, 투자 협력 확대를 논의한 것도 "중요한 외교적 행보"였다고 평가했다.

모디, 러 원유 수입 중단 언급 안해…인도, 미 압박에 작년 말부터 러 원유 수입 줄여

인도 쪽은 러시아산 원유 구매 중단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표시하진 않은 상태다. 모디 총리는 2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고 "인도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18%로 인하돼 기쁘다"고 확인했지만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인도가 미국 압박으로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줄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지난달 30일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의 1월 러 원유 수입량은 하루 120만배럴이었지만 2월엔 1백만배럴, 3월엔 80만배럴가량으로 점차 줄어들 예정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수입량을 향후 일일 50만~60만배럴 가량으로 줄여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도움을 받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무역 소식통 자료에 따르면 인도의 러 원유 수입량이 이미 지난해 12월에 전달 대비 22% 급감한 하루 138만배럴 수준을 기록해 2년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12월 러시아산 원유의 인도 시장 점유율도 27.4%로 줄었다.

인도는 러시아로부터 할인가로 원유를 공급 받아 왔지만 최근 몇 달간 유가 하락이 제재 대상 원유와 일반 원유 가격 차가 좁혀지며 인도가 정책 변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CNN은 수브라마니안 연구원이 "유가가 높으면 (할인) 이점이 크지만, 유가가 떨어지면 그 이점은 그리 크지 않다"며 "트럼프 관세로 인도 수출업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고려하면 러 원유 구매 중단은 더 쉬워진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수입 전면 중단은 여전히 '부담'

그러나 여전히 러 원유 의존 비중이 큰 상황에서 수입 전면 중단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3일 <로이터>를 보면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최근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줄였지만 인도 경제 성장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전면 구매 중단이 즉시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통신은 인도 정유업계 소식통이 업계가 점진적 축소 기간을 필요로 하며 아직 정부로부터 러 원유 수입 중단 명령은 받은 바 없다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에너지 칼럼니스트 론 부소는 인도 시장에서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러시아산 원유를 대체해 지배적 위치에 올라서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베네수엘라 원유가 아시아 구매자들에게 매력적이었던 유일한 이유는 제재를 받아 큰 폭의 할인가를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원유를 시장가에 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생산량도 여전히 하루 90만배럴 수준으로 제한적이다. 그는 반면 러시아산 원유 할인은 유지 중이라며 "무역협정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에서 인도로의 (원유) 흐름이 사라질 가능성은 낮다"고 관측했다.

CNN을 보면 미즈호증권의 로버트 야거 에너지 선물 부문 이사도 러시아산 원유가 여전히 석유수출국기구(OPEC)나 미국산 원유보다 배럴당 16달러가량 낮게 거래되고 있다며 인도가 제재 회피용 "암흑 선단" 등을 동원해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2025년 2월13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손을 맞잡고 있다. ⓒAFP=연합뉴스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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