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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동남아 관세로 중국 '우회 생산' 막았지만…"각국 중국과 '조용히' 교류 늘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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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동남아 관세로 중국 '우회 생산' 막았지만…"각국 중국과 '조용히' 교류 늘릴 듯"

관세 미국에도 악영향·연결된 세계 경제 "침체 악순환" 우려…중·EU "대항조치", 영·캐 '안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이하 현지시간) 모든 나라에 10% 이상의 사실상 보편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유럽 등이 보복을 예고하는 등 무역 전쟁이 본격화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관세 회피를 위해 생산지 이전을 시도하는 동남아 국가들에도 40% 이상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중국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이번 관세가 대미 수출국 뿐 아니라 미국에도 악영향을 미쳐 긴밀히 연결돼 있는 세계 경제가 악순환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무역 상대국으로서 신뢰를 잃은 미국을 우회해 다른 나라들이 서로 교역을 늘릴 길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AP>, <로이터> 통신 등을 보면 중국 상무부는 3일 성명을 통해 미국이 부과한 상호관세가 "전형적인 일방적 괴롭힘"이라며 "중국은 이에 확고히 반대하고 우리 권리와 이익을 지키기 위해 단호히 대항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무부는 미국의 움직임은 수년간 다자간 무역 협상을 통해 도달한 이해관계의 균형 및 미국이 장기간 국제 무역에서 큰 이익을 얻어 왔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상무부는"무역 전쟁엔 승자가 없다"며 "미국이 즉시 일방적 관세를 철폐하고 무역 상대방들과 대화를 통해 차이점을 해소하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트럼프 정부는 이미 중국에 추가 관세 20%를 부과한 바 있어 상호관세 34%가 더해지면 추가 관세가 54%에 달한다.

중국은 지난달 미국산 닭고기·밀·옥수수에 15%, 대두·돼지고기·쇠고기·과일에 10% 등 미국산 농축산물에 관세를 부과했고 2월엔 미국산 석탄·액화천연가스(LNG)에 15%, 원유·대배기량 차량·픽업트럭 등에 관세 10%를 부과하는 등 보복 조치를 취해 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더 높은 관세 부과, 미국의 중국 투자 제한, 희토류 수출 제한 등으로 추가 보복할 수 있다고 봤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로 칭한 이번 관세를 "보편 관세"로 부르며 이로 인해 "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식품값, 약값, 운송비 등 전반적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특히 가장 취약한 시민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하고 "이 무질서 속엔 질서가 전혀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는 "우린 이미 철강 관세에 대한 첫 대응 패키지를 마무리하고 있다"며 "협상이 실패할 경우 우리 이익과 사업을 지키기 위한 추가 대항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중 하나를 상대하는 건 우리 모두를 상대하는 것"이라며 유럽의 "단결"을 강조했다. EU는 지난달 12일 미국의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 부과 뒤 260억유로(약 42조원) 규모 보복 관세를 예고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유럽이 음악, 영화, 디지털서비스 등 서비스 부문에서 보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품 무역 적자만 강조하고 서비스 부문에선 미국이 지난해 전세계 무역에서 거의 3000억 달러(438조 원) 규모 흑자를 냈다는 점은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비스 부문 보복은 구글, 메타 등 미국 기술 대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치분석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유럽 담당 국장 무즈타바 라만은 "유럽인들이 가진 진짜 영향력은 궁극적으론 서비스 부문"이라고 짚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관세 부과가 "극히 유감스럽다"며 "미국에 조치 재검토를 강력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보복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호주는 상호 관세의 기준이 잘못됐다고 비판했지만 보복은 배제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를 언급했지만 (양국이 자유무역협정을 맺어) 상호관세는 10%가 아니라 0%"라며 "(트럼프) 행정부 관세엔 논리적 근거가 없고 양국 파트너십의 근간을 흔든다. 이는 친구의 행동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하향 경쟁"이라며 보복 관세는 배제했지만 기존 자유무역협정에 "분쟁 해결 매커니즘"이 포함돼 있다고 언급했다. 호주 ABC 방송은 호주 정부가 상호관세 내용 평가에 따라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호주와의 무역에서 흑자를 누리고 있다.

EU보다 낮은 관세가 부과된 영국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조너선 레이놀즈 영국 상무장관은 "미국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동맹"이라며 "누구도 무역 전쟁을 원하지 않으며 우리의 의도는 여전히 협상을 타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무 것도 테이블에서 배제되지 않았으며 영국 국익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며 보복을 배제하진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에 부과된 관세율이 이날 발표된 관세율 중 가장 낮은 10%로, EU의 절반에 불과한 것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실 쪽이 외교 성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관세를 피해 간 캐나다도 비교적 온건한 반응을 보였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날 관세 발표가 "세계 무역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꿨다"면서도 미국과 캐나다의 "상업적 관계" 일부 측면이 보존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제약, 반도체 등 다른 "전략적 분야"에 대한 추가 관세 신호를 보냈다며 "이러한 관세에 대항조치로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나다는 미국이 지난달 캐나다산 제품에 25%,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600억캐나다달러(62조원) 규모 보복 관세로 대응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했지만 이후 미국·캐나다·멕시코 무역협정(USMCA)을 준수하는 물품에 대해선 일시 면제를 제공했고 이번에 이 조치를 유지했다. 모든 국가에 10% 이상 관세를 부과한 현 상황에선 캐나다와 멕시코가 좀 더 나은 처지가 된 것이다. 캐나다 CBC 방송은 캐나다가 "이번엔 최악을 면했다"고 평가했다.

<AP>에 따르면 멕시코 금융그룹 방코 베이스의 경제분석가 가브리엘라 실러는 "세계엔 나쁜 소식"이지만 "멕시코에겐 좋은 소식"이라며 "관세는 (타국의) 미국 판매를 확실히 줄일 것"이고 멕시코에 여기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중국 실제 관세 70% 달할 수도…"동아시아국 등 '조용히' 중국 무역 늘릴 듯"

이번 관세로 트럼프 대통령이 견제해 온 중국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 시티은행이 중국에 적용되는 관세가 실제론 65%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고 전했다. 기존 관세를 11% 정도로 계산하고 추가 54% 관세를 더한 값이다. 영국 리서치 회사인 캐피털이코노믹스의 경우도 중국이 적용 받는 관세를 "거의 70%"로 봤다.

중국은 생산지를 동남아 국가로 옮기며 미국 관세에 적응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캄보디아(49%), 라오스(48%), 베트남(46%), 방글라데시(37%) 등에 무거운 관세를 매기며 이 또한 어렵게 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토니블레어연구소의 중국 전문가 루비 오스만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나라들에 부과한 관세가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며 "중국 기업들은 미국 제재를 피하기 위해 베트남과 멕시코 같은 국가를 통해 무역 경로를 변경해 왔지만 이제 이들 시장은 이들이 부과 받은 상당한 관세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CNN에 따르면 영국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의 아시아 담당 수석경제학자인 닉 마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움직임이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다국적 기업들이 공급망 다각화를 모색하면서도 중국 운영은 유지하던 관행을 재평가하게 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다만 "중국은 완제품, 중간 제품, 원자재 조달에 이르기까지 전지구적 생산망에 너무 깊이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에 이는 쉽거나 간단한 과정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이 당장 다른 나라들과의 무역 강화에 나서더라도 세계은행 자료를 보면 2022년 기준 중국 수출 중 미국 비중이 16%에 달해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 높아 대체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미국에 표면적 보복을 하든 하지 않든 각국이 중국과 연관된 무역망을 강화할 가능성은 제기된다. CNN에 따르면 미 허드슨연구소 수석연구원 제이슨 수는 미국이 "예측 불가능한 파트너"가 되면서 일본, 남한, 대만 등이 미국과의 관계를 재평가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중국에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과 한국은 여전히 미국에 보복할 입장이 아니지만 중국과 조용히 관계를 발전시키고 중국 시장을 재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지난 주말 한·중·일 경제장관이 만났고 EU와 캐나다도 중국에 접근 중이라며 "국가들은 이제 서로 진지한 거래를 하고 미국을 우회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은 "트럼프는 자신이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을 자랑"하지만 "신뢰가 떨어지면 거래가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미 경제도 가격 상승 및 수요 감소로 침체 가능성…개도국 등 긴밀 연결 세계 경제에 위협

미국의 전세계에 대한 사실상 보편 관세 부과에 따라 주요 대미 수출국들은 물론 세계 경제 전반이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로이터>는 프랑스 인시드경영대학원 거시경제학자 안토니오 파타스가 "미국 및 세계 경제가 더 나쁜 실적, 더 큰 불확실성, 세계적 침체라고 부를 수 있는 어떤 상황으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일 노무라종합연구소의 수석경제학자 키우치 타카히데 키우치는 "트럼프 관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자신이 주도했던 세계 자유무역질서를 파괴할 위험을 수반한다"고 경고했다.

크리스탈리 조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달 31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경제 침체가 눈앞에 다가왔다고 보진 않는다"면서도 4월 발표될 IMF 세계 성장률 전망치가 약간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측했다. IMF는 1월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달 전(3.2%)보다 오른 3.3%로 전망했다.

미국 소비자들도 관세로 인한 수입품 가격 상승에 맞닥뜨릴 가능성이 높다. <로이터>는 신용평가사 피치레이팅스가 트럼프의 전세계 관세로 인해 미국 관세율이 2.5%에서 22%로 올랐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업체들은 이러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미국 경제가 수요 감소 및 침체로 이어진다면 개발도상국을 포함해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과 관련된 많은 나라들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통신은 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정치경제학 교수 배리 아이켄그린이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은 미국에만 머물지 않는다"며 "미국 경제는 너무 거대하고 무역과 자본 흐름을 통해 세계와 세계 다른 국가들과 너무 많이 연결돼 있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로이터>는 관세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제조업 투자 유치 및 무역 적자 감소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미국 수출을 유리하게 하기 위한 환율 조정 등 다른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영 투자전략업체 TS롬바드의 수석경제학자 프레야 비미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 달러 강세에 대응하기 위해 잠재적으로 더 위험한 방법을 내놓는 것을 계속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의 한 산업항에서 화물선에 컨테이너가 실린 모습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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