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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헌재 때려부수자' 발언까지 옹호?…극우 눈치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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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헌재 때려부수자' 발언까지 옹호?…극우 눈치보나

안철수마저 "감정 격앙되면 그런 표현 나올 수 있어"…한동훈도 강성지지층 '어필'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서천호 의원이 공수처·선관위·헌법재판소 등 헌법기관들을 겨냥 "모두 때려 부숴야 한다. 쳐부수자"는 선동성 극언을 쏟아내 논란이 이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이에 대해 "앞뒤 맥락을 이해하고 봐야 된다", "헌법기관이 그간 불신을 쌓아온 것에 대해 비판적 표현을 하신 것"이라는 등 옹호성 발언을 내놔 논란이 예상된다.

당내에선 '조기 대선을 앞두고 중도층 민심이 이탈하고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지만,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 의원까지 "감정이 격앙되면 그런 표현도 나올 수 있다"고 하는 등 당 전체의 분위기가 '극우 눈치보기'로 흐르고 있다. 최근 정치 일선에 복귀한 한동훈 전 대표도 "광장에 나온 분들에 대해서 대단히 미안하고 고맙다"고 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4일 당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의 브리핑 자리에서 서천호 의원 발언에 대한 당의 입장을 묻자 "표현이 과하게 들렸을 수도 있다"면서도 "그런데 집회에서의 앞뒤 맥락을 이해하고 봐야 된다", "헌법기관이 그간 국민들의 불신을 쌓아온 것에 대해 (서 의원이) 비판적인 표현을 하신 것"이라고 답했다.

서천호 의원은 앞서 지난 1일 열린 3.1절 기념 탄핵반대 집회에서 "공수처, 선관위, 헌법재판소는 불법과 파행을 자행해왔다. 모두 때려 부숴야 한다. 쳐부수자"고 말해 야권 및 시민사회로부터 '1.19 서부지법 폭동과 같은 법치파괴 행위를 선동했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이를 사실상 옹호한 것이다.

서 원내대변인은 '당이 집회에서의 강성 발언에 선을 긋지 못한 것이 중도층 이반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중도층 이반이 그 하루 사이에 일어난 일은 아닐 것"이라며 "(헌법기관이) 국민적 불신을 쌓아왔던 것에 대한 비판으로 이해한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앞서 서부지법 폭동 사태 당시에도 지도부가 나서서 '분노의 이유를 들여다 봐야 한다'(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고 미온적인 대응을 보인 바 있다. 이에 지난달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선 권 위원장이 '극우성향 지지층의 강성발언에 힘을 실어왔다'는 언론의 지적을 듣고 "그렇게 읽혔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 '폭동 선동'이라고 지적 받는 당 소속 의원의 강성발언에 대해 다시 한번 당 차원의 옹호가 이어진 것이다. 서 대변인은 "국민을 향해서 막말하고 여당 정치인에 대해 막말하고 대통령에 대해서도 함부로 막말한 건 민주당 의원들"이라며 돌연 민주당을 겨냥하기도 했다.

서 대변인은 민주당이 서 의원의 제명을 요구하고 나선 데 대해 "막말한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 자정작용을 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탄핵반대) 집회에 참여했던 국민을 향해 '극우'로 멸칭하고, '극우몰이'를 한 것에 대해 민주당은 먼저 국민께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부정선거 음모론, 사법결과 부정 등 극단적인 주장이 이어지고 있는 탄핵 반대 집회를 또다시 옹호한 셈이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8일 대구에서 일어난 대규모 탄핵반대 집회를 계기로 이 같은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10일엔 당 수석대변인인 신동욱 의원은 해당 집회를 '극우성향'이라고 평가한 언론들을 향해 "계엄이 정당했다고 믿는 시민이 있을 수도 있다. 그걸 왜 언론이 재단하나"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중도층 민심을 강조하며 자당 의원들의 집회참여에 반대입장을 보여온 탄핵 찬성파 대권 주자들에게서도 극우성향 집회에 대한 발언 수위 조절이 포착됐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중도층 소구로 태세를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됐던 국민의힘이, 도리어 강성지지층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던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오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서 의원 발언에 대해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 근간은 헌법과 법치주의", "그걸 우리가 수호하는 게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거다. 그래서 그런 원칙은 꼭 지켜야 된다"고 비판하면서도 "'헌재를 때려 부수자'는 건 약간 과한 표현인데 뭐 감정이 격앙되면 그런 표현도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최근 대권 행보에 나선 한동훈 전 대표도 전날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탄핵반대를 외치며 본인을 비난하고 있는 지지자들을 향해 "저는 대한민국과 보수와 국민의힘이 (비상계엄으로 인해) 망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걸 피하기 위해서 결단을 한 것"이라면서도 "(탄핵반대 지지자들이) 왜 저렇게 마음 아파하시는지 제가 잘 이해한다. 그런 점에서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광장에 나온 분들에 대해서 대단히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이재명이라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이 나라를 망치는 걸 막아야 되겠다라는 애국심 그런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그건 제가 가지고 있는 큰 마음하고도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해 거듭 강성지지층에 소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 김기현, 추경호 의원 등이 1일 서울 여의대로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주최 '3·1절 국가비상기도회'에 참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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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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