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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수사 축소 의혹에도 호주대사 임명 이종섭 전 장관, 공수처에 의해 출국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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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수사 축소 의혹에도 호주대사 임명 이종섭 전 장관, 공수처에 의해 출국금지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등 6명 출국금지 조치…MBC "공수처, 조사 방식 및 일정에 고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 고발된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이 출국금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駐) 호주대사로 임명돼 호주 측의 동의까지 받은 상황에서 이 전 장관이 대사로서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이 가능할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6일 MBC는 공수처가 지난 1월 국방부 등을 압수수색하기 전에 이 전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출국금지 조치했다고 보도했다. 이 전 장관 외에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유재은 법무관리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 박경훈 조사본부장 등도 출국금지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은 "공수처는 출국금지 기한을 연장해 왔으며, 이에 따라 이 전 장관은 여전히 출국금지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공수처는 이 전 장관에 대한 조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출국 일정을 파악하는 한편 조사방식과 일정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공수처에 의해 출국금지 대상이 된 데에는 지난해 7월 폭우로 실종된 주민을 수색하다가 순직한 해병대 채 상병 사건과 관련,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공수처에 고발당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두고 논란이 돼 왔다. 이 전 장관이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와 관련해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의 수사 이첩을 막으려고 했던 핵심 인물 중 한 명이었고 이에 따라 공수처에 고발돼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호주 대사로 부임하게 되는 것이 도피라고 인식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5일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와 관련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시키는 행위와 다를 바 없는 매우 파렴치한 행위"라며 "권력의 불법과 관련된 핵심 피의자를 대사로 내보내는 것은 수사의 차질을 줄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수사 방해이자 외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7월 30일 채 상병 사건과 관련,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을 비롯해 8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결과 보고서'를 결재했다. 하지만 그는 다음날인 7월 31일 언론 발표 1시간 여를 앞두고 돌연 이를 취소했고, 이후 보고서를 수사기관인 경찰에 이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은 군사법원법 제2조와 '법원이 재판권을 가지는 군인 등의 범죄에 대한 수사절차 등에 관한 규정' 및 '법원이 재판권을 가지는 군인 등의 범죄에 대한 수사절차 등에 관한 훈령' 등 세부규정에 따라 8월 2일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 결과를 경북 경찰청에 이첩했다. 이에 국방부는 당일 이를 회수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이 전 장관은 수사 결과를 결재하고 이를 다시 회수하는 등 당시 일선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2월 1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박정훈 대령(전 수사단장)의 항명 및 상관 명예 훼손 혐의에 대한 2차 공판에 출석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이 전 장관이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면 이첩을 막을 이유가 없지 않냐는 박 대령 측 변호인단의 질문에 "장관님 지시가 없었다면 정상적으로 이첩했을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 전 장관의 임명과 관련해 4일 외교부는 공수처 고발에 대해서는 "언급할 사항이 없다"면서도 발탁 배경에 대해 "국방장관을 역임한 이 대사는 한국전 참전국으로서, 우리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고, 외교.국방 2+2 장관회의체를 운영하며, 국방.방산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 확대중인 호주와의 양자관계를 총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 전 장관은 대사 파견 상대국의 동의인 '아그레망'을 호주 측으로부터 이미 받은 상황이다. 호주 측은 7일 이 전 장관의 부임에 대해 "호-한 관계의 중요성을 높이 평가하며 이종섭 주호 한국대사와의 협력을 고대하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 지난해 8월 21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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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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