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밀 문건 유출 용의자가 군부대에서 일하는 20대 남성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매체는 유출 문건이 유포된 소셜미디어(SNS) 디스코드 대화방 회원들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OG'라는 대화명을 사용한 이 대화방의 관리자가 기밀 자료를 공유했으며 그는 자신이 군부대에 근무 중이고 기밀을 집으로 가져온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는 회원들에게 자신이 20대 초중반 남성이라고 소개했다.
매체는 OG가 기밀을 처음 공유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이며 처음에는 기밀의 내용을 따로 옮겨 적어 공유했지만 양이 너무 방대해 이후 사진을 찍어 올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OG는 그가 공들여 올린 정보에 회원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화를 내기도 했다고 한다.
매체는 대부분이 남성과 소년들로 이뤄져 있는 25명 가량의 이 초대 전용 대화방 회원 중엔 우크라이나인과 러시아인을 포함해 외국인도 존재했다고 보도했다. 유럽, 아시아, 남아메리카 등 회원 절반 가량은 해외에서 접속한 것으로 추정되고 동구권 및 구소련 출신 국가들, 우크라이나인들이 기밀 문건에 특히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매체는 인터뷰에 응한 회원이 OG는 내부고발자가 아니며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요원도 아니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대신 OG가 대화방에서 세계 정세와 정부 비밀 작전에 대해 종종 강의하고 "일반 시민"이 접할 수 없는 정보를 공유하며 회원들로부터 존경과 충성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OG가 기밀 정보를 공유하며 자신이 "거물"임을 과시하고 싶어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전했다.
매체는 대화방 회원 다수가 OG가 공유한 기밀을 외부에 발설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2월28일 대화방의 한 10대 이용자가 다른 대화방에 이 문건들을 올렸고 이후 소셜미디어에 문건이 활발히 공유되기 시작했다.
지난 6일 기밀 문건 유출에 대한 <뉴욕타임스>(NYT)의 첫 보도 뒤 OG는 두려움으로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였고 마지막으로 자신과 관련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삭제하라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한다. <워싱턴포스트>는 인터뷰에 응한 회원이 당국이 결국 OG를 찾아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당국이 묻더라도 그의 신원이나 주소를 누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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