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김태효 '악의적 도청 없다' 해명에 여당에서도 "말이 안돼"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김태효 '악의적 도청 없다' 해명에 여당에서도 "말이 안돼"

윤상현, 金 직격 "그건 말이 안 돼. 답변 신중해야" …안철수·유승민도 대통령실 대응 비판

대통령실에 대한 미 정보기관 도감청 파문과 관련,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동맹국인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악의를 가지고 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한 데 대해 야당을 넘어 여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지낸 국민의힘 중진 윤상현 의원은 13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차장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한 데 대해 "선의를 가지고 도청하느냐? 그거는 제가 보기에는 좀 더 신중하게 답변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악의적으로 도청한 정황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 같다"며 "국민들이나 정치권에서 '(어떻게) 우리의 최고 동맹국인데 불법 감청을 했나' 이게 포인트이지 않느냐"고 했다.

윤 의원은 나아가 "대통령실 입장(지난 11일)에서 '대통령실에 대한 도감청 의혹은 터무니없는 거짓 의혹이다'라고까지 얘기를 했다"며 "우리가 그것에 대해서 미국에 자료 요구를 하고 또 진상규명을 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사실관계 파악이 안 돼 있다. 그런데 벌써부터 그런 식으로 얘기할 필요성이 있었나,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고 대통령실 대응을 비판했다.

그는 "물론 4월 26일 대통령이 12년 만에 국빈 방문을 하고 상하원 합동 연설도 하니까 '중요한 대사(大事)를 앞두고 괜히 불똥이 튀면 안 된다'는 건 충분히 이해가 된다"면서도 "그렇더라도 물밑에서는 우리가 당당하게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서 진상규명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기밀 문건에 대해서도 당연히 정보를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법 감정이 진실이라면 그거에 맞게끔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해야 한다"며 "우리가 한미관계를 고려해서 '이 정도에서 정책적 판단으로 빨리, 조기 진화를 하자'고 한 것 같지만 미국에 강력하게 요구할 것 요구하고 하면서 전략적 레버리지(지렛대·영향력)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우리는 좀 안타까운 것은 너무 빨리 이렇게 됐다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서 독일의 메르켈 전 총리나 프랑스 올랑드 전 대통령이나 브라질의 호세프 전 대통령 같은 경우 당시 2013년 가을(스노든 파문 당시)에 예정된 국빈 방문을 취소하면서까지 강력하게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초기 대응이 중요한데 정무적인 판단을 제가 생각하는 것과 좀 다르게 판단하신 것 같다"고 거듭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우방국에 도청을 한다는 게, 한미동맹 70주년이고 최고의 동맹이라고 하는데 진짜 혈맹인데 얼마나 못 믿어서 남의 나라에 불법 감청을 하느냐"며 "만약에 그게 사실이라면 명백한 주권 침해다.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말해야 된다. 이게 진짜 한미 간의 동맹이고 대등한 동맹이 돼야 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앞서 전날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비공식적으로라도 사실관계를 확실하게 파악하고 진상규명해야 한다"며 "그 일이 대한민국 국격, 글로벌 중추국가의 위상에 맞는 한미관계다. 한미관계가 주종관계 동맹이 아닌 대등한 동맹임을 꼭 보여주셔야 된다"고 공개 발언을 했었다.

안철수 의원도 지난 11일 "국가 정보의 핵심부에 대한 도청이 만약 있었다면 양해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난 것"이라며 "미 정부의 설명만 들을 게 아니라 미국의 도청은 없었는지, 대통령실 정보보안 어떤 수준으로 지켜지고 있는지 자체적으로 명백히 조사해 밝혀야 한다. 문제가 발견되면 확실히 제기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지난 9일 SNS글에 이어 11일 오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께서 우리 국민의 대표로서 미국 정부에 엄중하게 항의를 해야 한다"며 "우리가 먼저 지레 눈치를 봐서, 특히 정상회담을 앞두고 눈치를 보는 것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미국 측은 위조에 대해서 거의 이야기를 안 하고 있다"며 "대통령실에서 그렇게 몰고 가는 것은 맞지 않다"고 대통령실 발표를 비판했다.

야당에서는 전날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대통령실이 '공개된 정보의 상당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는데, 뒤집어 말하면 최소한 일부는 맞다는 얘기"라며 "심지어 김태효 차장은 '미국이 악의를 갖고 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 선의면 동맹국 대상으로 불법 도청을 해도 된단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총력 비판 태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자료사진). ⓒ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