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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견제구 던진 푸틴과 시진핑 "우린 다리 놓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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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견제구 던진 푸틴과 시진핑 "우린 다리 놓는 나라"

중국·러시아 정상 "다극세계 질서 구축" 강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에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양국 정상은 상대국의 언론 매체 기고를 통해 다극화된 세계질서 구축을 강조하면서 미국 견제에 한목소리를 냈다.

20일 중국 <인민일보>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푸틴 대통령은 "패권적 지위 획득과 글로벌 화합 분열을 꾀하는 일부 국가와 달리 러시아와 중국은 '다리를 놓는 나라'"라면서 "거센 바람과 파도 속에 우리는 국제 문제에 긴밀히 협력하며 어깨를 나란히 하고 공동의 위협과 도전에 대응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은 상하이협력기구, 브릭스(BRICS) 등 다자간 민주기구를 더욱 영향력 있게 발전시켜 더 많은 파트너와 친구들을 맞이하고 있다"며 "러시아와 중국은 국제법에 기초한 보다 공정한 다극화된 세계질서의 구축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은 항상 평등하고 개방적‧포용적이며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 지역 및 글로벌 안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미국 중심의 일방적인 국제질서에 대항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 이중억제 정책을 채택하여 미국의 지령에 굴복하지 않는 나라를 억제하려 하고 있으며 국제 안보와 협력의 틀이 허물어지고 있다"며 미국의 일방적 태도로 인해 글로벌 협력이 위축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진핑 주석 역시 이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국제사회는 세계 어느 나라도 다른 나라보다 우월하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 통치에 대한 보편적인 모델도 없다"며 미국의 일극 체제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양국 정상은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기도 했다. 시진핑 주석은 "복잡한 문제에는 쉬운 해결책이 없다"며 "모두가 공통적이고 통합적이며 협력적이고 지속 가능한 안보라는 개념에 의해 평등하고 신중하며 실용적인 방식으로 대화와 협의를 지속한다면, 우크라이나 위기에서 합리적인 탈출구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위기 해결에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환영한다"며 "중국과 마찬가지로 러시아도 유엔헌장을 엄격히 준수하고 인도주의법을 포함한 국제법 준칙을 존중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공공연히 위반하고 있는 '안보 불가분'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다른 국가의 안보를 희생해 자국의 안보를 추구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전 세계의 핵 안보를 파괴할 수 있는 무책임하고 위험한 행태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불법적인 일방적인 제재는 받아들일 수 없으며 반드시 취소해야 한다"고 밝혀 자신들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위기를 정치‧외교적으로 해결하는 데 개방적이다. 2022년 4월 평화회담은 우리가 중단한 것이 아니다"라며 "평화 프로세스의 미래는 전적으로 진지한 대화를 원하는 사람이 있느냐에 달려 있으며, 이러한 대화는 현재의 지정학적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해 협상에 진전이 없는 것은 러시아 탓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서방이 우크라이나 위기를 촉발해 끊임없이 기름을 부은 것이 오늘날 가장 눈에 띄지만, 이것이 국제적 지배와 단극적 세계질서를 유지하려는 유일한 시도는 아니다"라며 "나토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침투에 초점을 맞춰 범 유라시아 공동 공간을 배타적 '소권'과 군사집단으로 쪼개어 우리 두 나라(러시아‧중국)의 발전을 억제하고 이익을 침해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며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서도 중국과 러시아 견제를 위해 분열을 획책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러 정상이 이처럼 미국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공유하면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안그래도 갈등이 높았던 미중관계가 이전보다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으로는 중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관계 개선을 중재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 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하기로 합의하는 등 중동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넓혀가면서, 세계 경제에 중국이 미치는 영향이 지금보다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잇다.

시 주석은 20일부터 오는 22일까지 러시아를 방문해 정상회담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 시진핑 주석(왼쪽)과 푸틴 대통령. ⓒAP=연햡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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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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