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세 번째 TV 토론회에서는 대통령실 공천 개입 가능성, 수도권 대표론을 둘러싸고 김기현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 설전이 오갔다. 천하람·황교안 후보는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울산KTX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 등을 소재로 김기현 후보에게 집중 공세를 펴기도 했다.
안철수 후보는 22일 한국방송(KBS)이 주관한 토론회에서 김 후보에게 "(총선) 공천할 때 대통령의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며 "대통령과 공천을 협의하겠다는 것인지 입장을 분명히 밝혀달라"고 물었다. 김 후보는 "대통령 의견도 들어야 한다"며 "안 후보, 황 후보, 천 후보 의견도 다 들을 거다. 당이라는 게 다 의견 들어서 통합해나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안 후보는 "헌법 제7조에 공무원의 정치중립 의무가 있다. 대통령과 공천에 대해 의논하면 법적 문제 소지가 있다"며 "저는 대통령께서는 그러실 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김 후보가 위험한 발언을 거듭해 대통령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불안한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는 "시스템 공천을 말씀하시는데 정치 한 10년쯤 하셨는데 거의 대표를 하다. 그때 안 하시고 왜 지금 하시겠다는지 모르겠다"며 "비례대표도 자기 측근으로 다 공천하셨다"고 반격했다.
안 후보는 "오히려 그런 문제를 경험하며 정말 시스템공천이 중요하구나 알게 됐다"며 "보통 좀 더 당선되기 쉬운 우리 텃밭, 영남이나 서울 강남권에 명단이 내려온다. 거긴 당선될지 모르지만 수도권은 전멸한다. 그런 일 막자고 시스템 공천 어떻게 하겠다고 구체적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도 역공에 나섰다. 김 후보는 안 후보에게 "수도권 출신 대표가 돼야 수도권 선거를 이긴다고 말씀하시는데 그게 얼마나 허구인지 말씀드리겠다"며 "2016년 국민의당을 창당했는데 그 당시 지역구 25석 중 수도권은 2석이었다. 23석은 전부 호남에서 얻은 지역구"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오늘 여론조사한 걸 보니 서울·인천·경기에서 안 후보 지지율보다 제 지지율이 2배 더 높다"며 "작년 10월 주간조선 여론조사 보니까 안 후보가 60.8%로 비호감 정치인 1등인데 서울은 67.1%, 인천·경기는 61.6%나 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2016년 총선 데이터를 보면 정당 득표율에서 2등을 했다. 민주당을 꺾었다. 이건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고 앞으로도 일어나기 힘들다"며 "후보가 불충분했다는 건 인정한다. 그러나 아깝게 떨어진 후보들까지 당선됐으면 훨씬 안정되고 좋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핑계 없는 무덤 없다고 선거에 졌으면 진 거지 억울하다 말씀하시면 (안 된다)"며 "다음 선거도 그렇게 하실 건가"라고 쏘아붙였다.
안 후보의 과거 정치 이력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안 후보는 김 후보에게 "제 과거 발언 계속 뒤지면서 네거티브를 반복하신다"며 "윤 대통령과 단일화해 정권교체에 기여한 부분은 다 빼고 아주 옛날 일만 봐서 사상검증을 하려고 하는데 정말 총선에 이기고 싶나"라고 물었다. 김 후보는 "사상검증하지 않았다. 독단적, 자의적으로 밀실공천했다는 게 사상검증인가"라며 "그게 사상검증이라면 검증은 더 해야 한다"고 답했다.
천 후보는 '김장연대' 건으로 김 후보를 공격했다. 천 후보는 김 후보에게 "'장제원 의원만큼 훌륭한 분 있냐'고 했는데 훌륭한 인재라면 써야 한다. 왜 임명직 당직 임명 안 하나"라며 "장 의원이 그렇게 훌륭하다면 비록 부산의 토호정치인이긴 하지만 수도권 출마 시키면 안 되나"라고 비꼬았다. 그는 "장 의원이 나 전 의원한테 공격의 포문을 열면서 '고고한 척 '친윤' 가장하는 반윤 의원이다', '비행기 퍼스트 클래스 타며 약자 행세를 한다' 이야기했다. 이런 식으로 '윤핵관' 선봉장 역할하는 데 이게 무슨 살신성인인가"라고 했다.
김 후보는 "훌륭하다고 다 당직 임명직으로 써야되는건 아니다. 훌륭한 사람들이 하는 역할들이 따로 있는 것"이라며 "장 의원처럼 '정무직도 임명직도 안 맡겠다. 당직도 안맡겠다' 선언한 사람이 우리 당에 한 사람이라도 있나. 살신성인하며 백의종군하는 사람을 존중해야지 폄훼하나"라고 장 의원을 감쌌다. '장제원 수도권 차출' 주장에는 "우리 당헌에 당대표가 마음대로 누구는 자르고 누구는 보내는 공천 시스템이 돼 있나"라며 "천 후보가 당 대표 되면 '당신은 여기 출마해라' 권한 행사하실 건가"라고 응수했다.
김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 관련해서는 황 후보가 "총선 때 민주당과 좌파 언론 등의 총공격을 막을 수가 있겠나"라며 "김 후보님, 이제라도 사퇴하시라. 당과 대통령과 나라를 위한 이야기"라고 몰아붙였다. 천 후보도 "김 후보가 해명하는 태도가 더 문제"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태도와 유사하다. 의혹이 있다면 정면돌파하고 내용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데 '전 정부에서 털었던 거 아니냐', '지금까지 나한테 문제 없었다'는 식으로 핑계를 대면서 비켜 간다"고 가세했다. 김 후보는 "황 후보야말로 정계 은퇴해야 할 것 같다"며 "가짜뉴스를 퍼 나르시면서 전당대회를 진흙탕 만들어놓고 어떻게 대표가 되려 하시나. 정말 딱하다"라고 맞섰다.
정책 사안 토론에서는, 북핵 대응 방안에 대한 김·안 후보의 의견이 대비됐다. 김 후보는 "윤석열 정부에서는 우리가 주도하는 진짜 평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핵무장을 통해 힘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윤 대통령의 담대한 제안도 굉장히 좋지만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면 그렇지는 못하다. 지금 중요한 건 남북 관계 개선이 아니고 압도적 억제력을 갖추는 것"이라며 "한국형 핵 공유로 핵 확장 억제 실효성을 높일 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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