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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왜 이럴까? 답은 한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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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왜 이럴까? 답은 한미에 있다

[정욱식 칼럼]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맞대응이 필수는 아냐

오해는 없길 바란다. 필자 역시 북한의 도발적인 언행을 매우 유감스럽고 위험하게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 글을 쓴다. 북한의 도발적인 언행의 배경과 의도에 대한 국내외의 아전인수식 해석이 악순환의 골을 더더욱 깊이 파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상당수 언론과 전문가들도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 등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배경과 원인으로 북한의 경제난을 뽑는다. 일종의 삼단 논법이다. '식량난을 비롯한 경제난의 심화에 따른 민심 이반→내부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려고 일부러 군사적 긴장 고조→미국을 압박해 제재 완화 받아내기'가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달리 생각할 부분도 넘쳐난다. 우선 북한의 경제 사정이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심각하지 않을 수 있다. 또 제재를 "자력갱생"과 "자급자족"을 실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 삼겠다고 발표한 지도 2년 넘게 지났고, 성과가 나오고 있다는 북한의 자평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도 위의 3단 논법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북한의 경제 사정이 체제 불안 요인이 될 만큼 악화되고 있다면, 북한 정권은 그 책임을 제재 등 외부 탓으로 돌리면서 내부적으로 이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2020년 이후 제재를 탓하는 주장도 거의 사라졌고, <로동신문> 등 북한 '내부' 매체에서 외부를 비난하는 보도도 확연히 줄어들고 있다. 대신 북한 주민이 접하기 어려운 '대외' 매체를 통해 대미·대남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또 미국의 관심을 끌어내 제재 완화를 받아내려는 것이 도발적인 언행의 목표라면, 그 '필요조건'은 이미 나온 상황이다. 미국은 지속해서 "조건 없이 모든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며 북한에 대화를 제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은 2019년 연말 이후 대화의 문을 3년 넘게 굳게 닫아 걸고 있다. "적대시정책"이 철회되지 않으면 대화에 나설 뜻이 없다면서 말이다.

▲북한이 지난 8일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신무기가 등장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그럼 북한은 왜 이렇게 나오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변은 이런 질문을 던져보면 상당 부분 찾을 수 있다. 미국은 왜 한반도에 전략자산을 전개하고 한미, 혹은 한미일은 연합훈련의 수위를 높이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점증하는 북한의 핵 위협을 억제하고 억제가 실패하면 압도적인 대응으로 북한 정권을 끝장내겠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북한도 마찬가지이다. 한미일의 군사적 위협을 억제하고 억제 실패 시 핵무기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한미의 군사 행동과 북한의 군사 행동 사이에 필연적인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북한이 말로는 비난하고 위협하면서 실제 군사 행동은 자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과거의 북한이다. 핵무력 강화와 발사 수단의 다종화를 통해 '힘의 균형'을 이뤄냈다고 판단한 북한은 작년 9월부터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의 맞대응을 경고했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 매우 유감스럽고 위험하지만, 이게 달라진 북한의 실체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한미의 군사 행동에 대해 북한의 맞대응이 필수는 아니다. 그건 북한이 선택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같은 군사 행동에 한미가 또다시 군사적으로 맞대응하는 것이 필수는 아니다.

한미가 군사적인 힘으로 북한을 누르려고 할수록 북한은 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면, 무엇보다도 전쟁 위기까지 초래할 수 있는 위기상황을 예방하려면, 한미가 자제를 선택할 줄도 알아야 한다. 북한이 아무리 우겨도 한미가 압도적인 힘의 우위에 있기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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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욱식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군사·안보 전공으로 북한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99년 대학 졸업과 함께 '평화군축을 통해 한반도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평화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통일·외교·안보 분과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말과 칼>, <MD본색>, <핵의 세계사> 등이 있습니다. 2021년 현재 한겨레 평화연구소 소장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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