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신평 변호사가 전날 이뤄진 국민의힘 당권주자 김기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간 전격 오찬회동과 관련, '회동의 배경에 대통령실이 있나'라는 질문에 "언급하지 않는 것이 예의인 것 같다"고 답했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것이다.
신 변호사는 8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두 분의 회동 배경에 관해서는 저도 알고 있는 점이 있지만 말씀드리기는 좀 그렇다"고 답하고, 후속 질문에서 대통령실의 관여 여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 "두 분이 직접 만나도록 성사를 시킨 그런 분들이 몇 분 계신다"고 언급하며 "지금 안철수 후보 반대에 인식을 공유하는 많은 분들, 특히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분들이 움직여서 이런 결과를 낳았다는 점만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신 변호사는 김기현 후보 후원회장을 맡고 있었으나, 최근 '안 의원이 당선되면 윤석열 대통령이 탈당할 수 있다'는 SNS 글을 올려 논란을 빚은 후 전날 "저의 잦은 언론 노출이나 의견발표가 제가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김기현 후보에게 큰 폐를 끼치고 있음을 절감한다"며 후원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신 변호사는 '회동할 때 두 의원의 표정이 밝지 않았다'는 질문에 "곧 밝은 표정을 하실 날이 올 것"이라며 "나 의원도 많이 야속하고 또 불만스러운 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 측에서 초선 의원 연판장에 대한 치유 방법을 모색할 거라고 보나'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그는 "당연히 방도를 강구하지 않겠나? 저도 나 전 의원을 많이 공격했다. 사과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전날 화제가 된, 나 전 의원의 굳은 표정에 대해서는 당사자인 양측에서 각각 다른 해석이 나왔다. 김기현 캠프의 윤희석 공보총괄본부장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날이 춥고 바뀌어서 그럴 수도 있었던 것"이라며 "표정만 갖고 예단할 수는 없고 두 분이 나란히 서서 같은 마음을 담은 입장을 표명하셨다는 게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전날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은 9.5도로 포근한 편이었다.
반면 나 전 의원을 돕고 있는 박종희 전 의원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의원은 나 대표가 좀 더 화끈하게 지지해줬으면 하는 생각이었을 거고 나 대표도 김 의원이 그동안에 있었던 불편한 일들을 중간에서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서운함이 있었을 것"이라며 "그게 얼굴 표정에 나타난 것 같다"고 했다.
다만 박 전 의원은 나 전 의원이 안 의원이 아닌 김 의원의 손을 잡은 데 대해 "일반 국민들이 안 의원을 보는 시각과 당원들이 보는 시각이 조금 차이가 있다"며 "안 의원이 (여러 당에서) 섞이고 못 섞이고 출마를 하고 또 번복하고 이랬던 여러 과정을 지켜본 사람들은 안 의원에 대한 신뢰라든가 이게 조금 결이 다르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나 대표가 안 의원을 지지하냐, 안 하냐' 이런 문제보다도 당원들이 전당대회를 지켜보는 시각에서 '어떤 게 당에 좋을까' 하는 선당후사 정신으로 김 의원을 어제 만난 거라고 보면 된다"며 "(나 의원이 안 의원을) 지지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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