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의 13일 국민권익위 등 대상 국정감사장에서,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이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전현희 권익위원장에 대해 '질척거리지 말라'고 말해 국감이 파행 직전으로 치달았다. 전 위원장이 성적 수치심을 느낀다며 사과를 요구하자 결국 해당 의원이 유감을 표명하며 사태가 마무리됐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은 이날 오후 국정감사에서 권익위에 규제완화 관련 자료를 요구하며 제출 가능 여부를 물었고, 전 위원장이 이에 대해 설명을 하려 하자 '예/아니오로 간단히 답변하라'는 취지로 말을 끊으면서 "왜 이렇게 질척거리십니까! 좀 깔끔하게 하십시다"라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이후 신상발언을 요청해 "저에게 '절척거린다'고 했는데 굉장한 성적 수치심을 느끼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를 부탁드린다"고 요구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문제 제기에 나섰다. 강병원 의원은 "질척거린다는 말은 이미 헤어진 연인관계에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매달리는 모습을 의미하는 걸로 쓰이는 표현이다. 과연 전 위원장의 태도에 대해 동료 의원이 쓸 수 있는 표현인지, 대단히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백혜련 정무위원장도 "제가 봐도 문제가 있는 표현"이라며 "사과가 필요하지 않나"라고 발언 당사자인 윤 의원에게 물었다.
결국 윤 의원은 "성적 의미를 부여한다는 데 대해서는 제가 더 이상 할말이 없고, 그런 의미가 전혀 아니었다. '깔끔하다'의 반대말로 썼다"며 "그런 부분을 자꾸 끌어들여서 전혀 의도하지 않은 의미를 부여하고 질책한다면 저도 더 이상 할 말은 없다"고 하면서도 "만약 위원장이 문제를 삼는다면 그렇게 오해 소지가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그러자 백 위원장이 "저한테 사과하실 일이 아니다. 전 위원장에게 사과해 달라"고 했다. 민주당 이용우 의원도 "(발언의) 의도가 중요한게 아니라 받아들이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문제"라며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는 건 정확한 답변이 아니다"고 가세했다.
윤 의원은 결국 "유감의 뜻을 전한다. 전혀 그런 뜻이 아니었고 '깔끔하다'의 반대말로 썼다. 더 이상 확장되기 원하지 않는다"고 다시 유감 표명을 했다.
전 위원장이 이에 "'질척거린다'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하지만, 윤 의원께서 유감을 표명했기 때문에 사과하신 걸로 알고 받아들이겠다"고 하면서 사태는 약 15분 만에 일단락됐다.
권익위 국정감사에서 전 위원장과 민주당 의원들은 감사원의 권익위 감사 과정의 문제점을 계속 지적했다. 민주당 소병철 의원이 "권익위에 대해서 (감사원이) 절차를 위반한 것 아니냐"고 하자 전 위원장은 "중요 감사라 감사위원회 의결을 당연히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소 의원이 다시 "위법 부당한 표적감사 아니냐"고 하자 전 위원장은 "그렇게 생각한다"고 동감을 표하기도 했다.
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의 '고래사냥' 문건을 언급하며 적절성 여부를 묻자, 전 위원장은 "대법원 판결에 의하면 공무원의 정당한 업무수행 범위에 속해더라도 그 과정에서 지켜야 할 원칙·기준을 지키지 않은 경우 직권남용에 해당하고, 그 과정에 같이 공모한 관련자도 모두 직권남용으로 처벌받게 규정돼 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감사원이 법적 절차를 상당히 위배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전 위원장은 '거꾸로 권익위가 감사원의 직권남용 등 부패행위를 조사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신고가 들어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도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