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불장난하면 불에 타죽는다"며 강력 경고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을 검토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미국 국가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지만, 오는 10월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공산당 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3연임이 결정되기 때문에 초강경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1997년 뉴트 깅리치 당시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적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통화는 이번이 5번째로, 28일 밤 9시 33분(미국 동부 시간으로 28일 오전 8시 33분)부터 2시간 20분에 걸쳐 진행됐다.
시 주석은 이날 통화에서 "우리는 대만 독립과 분열, 외부세력의 간섭을 결연히 반대하며 어떤 형태의 대만 독립세력에게든 어떤 형태의 공간을 남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시 주석은 이어 "중국의 국가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하는 것은 14억 중국 인민의 확고한 의지"라며 "불장난하면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는 점을 미국이 분명하게 인식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미국 측은 응당 언행을 일치시키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수하고 중미 3대 공동성명(수교 성명 등 양국 관계의 주요 성명)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전략경쟁의 시각에서 중·미관계를 바라보고 정의하고, 중국을 가장 주된 적수이자 가장 엄중한 장기적 도전으로 보는 것은 중·미관계의 오판이자 중국 발전에 대한 오독"이라고 미국의 대중국 정책에 대한 불만도 제기했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위기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으며, 시 주석은 중국의 원칙적 입장을 재차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으며 미국은 현상을 바꾸거나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려는 일방적인 노력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그는 "현재 세계는 관건적 시기에 처해 있다"며 "미·중 협력은 양국 국민뿐 아니라 세계 각국 국민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이밖에도 글로벌 이슈와 기후, 보건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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