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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일, '가짜 3.3 노동자'의 날 기념식이 처음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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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일, '가짜 3.3 노동자'의 날 기념식이 처음 열렸습니다"

사업소득자 취급받는 '가짜 3.3 노동자'들, 근로자지위확인 공동행동 나서

2022년 3월 3일. 분양상담사, 단역 배우, 미용실 직원, 방송국 아나운서, 스포츠구단 유소년감독 등 다양한 업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서울 종로구 전태일 기념관에 모여 또 하나의 노동자 날을 만들었다. 이들은 자신을 4대 보험이 아닌 3.3%의 사업소득세 원천징수 대상인 '가짜 3.3 노동자'로 지칭했다.

'가짜 3.3 노동자'는 업무에 대한 지휘, 감독을 받으며 노동자로 일하지만, 사용자와 '민법상 도급 또는 위임계약'(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국세청에 사업소득자로 신고된 사람을 의미한다. 사업소득자로 분류되면 근로기준법상 보호를 받기 어렵다. 사용자들은 해고, 최저임금, 연차휴가 등 노동관계법상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 

권리찾기유니온을 비롯한 노동·사회단체들이 사업소득자로 위장된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인정받기 위한 근로자 지위확인 진정 접수, 특별근로감독 청원 등의 활동을 진행한 배경이다.

일하는사람누구나 근로기준법 입법추진단·권리찾기유니온은 이날(3일) '제1회 가짜 3.3 노동자의 날 기념식'을 진행하며 "위장된 계약형식으로 노동자의 이름과 권리를 빼앗긴 노동자들이 권리를 찾는 반격의 서막을 연다"라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3일 전태일기념관에서는 '제1회 가짜 3.3 노동자의 날' 기념식이 진행됐다. 사용자 지시를 받으면서 노동을 제공하지만 프리랜서로 분류된 당사자들과 권리찾기유니온을 비롯한 사회단체들은 "위장된 계약형식으로 노동자의 이름과 권리를 빼앗긴 노동자들의 반격의 서막"이라며 기념식을 진행했다. ⓒ프레시안(이상현)

새롭게 근로자지위확인 진정을 접수하는 '가짜 3.3 노동자'와 기존 공동진정에 참여했던 당사자들이 영상으로 참여해 권리 찾기에 나서게 된 계기를 말했다.

부산의 한 영어유치원 강사로 일하는 이혜령 씨는 "근로계약서를 쓰고 9시부터 6시까지 정해진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였지만 "계약서에는 4대보험 및 연차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었고, 저도 모르게 3.3%의 사업소득세가 떼이는 프리랜서가 됐음을 나중에 알았다"라고 말했다. 권리찾기유니온에 따르면 이혜령 씨는 근무시간이 고정되었고 업무 지시를 받았지만, 사용자는 프리랜서라고 주장하며 사업소득세 납부를 강요했다. 이혜령씨는 3일 기념식을 시작으로 근로자지위확인 공동진정에 나설 예정이다.

부산 아이파크 축구단에서 14년 동안 유소년 감독으로 일한 최우정 씨 또한 "일하는 사람은 당연히 노동자라고 생각했는데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퇴직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권리찾기유니온에 따르면 최우정 씨는 전속계약서를 작성하고 3.3%의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 '사업소득자'로 근무했지만, 근로계약서만 쓰지 않았을 뿐 사용자에 의해 업무내용 및 근로시간과 장소를 구속받았다. 최우정 씨는 작년 10월에 근로자지위확인 진정을 접수했다.

이 외에도 영어학원 강사, 인력공급업 사무직 등 사용자의 지시를 받으며 노동을 제공했지만 노동자로서 인정받지 못한 이들이 근로자지위확인 공동진정 접수에 나설 예정이다.

▲개막식에는 근로자지위확인 공동진정에 나서는 당사자들이 영상을 통해 권리찾기에 나서게 된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프레시안(이상현)

축사에 나선 한상균 권리찾기유니온 위원장은 "플랫폼 노동자, 작은 사업장 노동자,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4대 보험 대신 3.3% 사업소득세를 내는 '사업소득자'가 된 이들이 많다"라며 "전태일 열사에게조차 이 상황을 설명하기 쉽지 않다"라고 개탄했다. 

정치하는엄마들 김정덕 활동가는 "똑같은 돌봄 노동이어도 위치에 따라 돌봄노동자가 되기도, 프리랜서가 되기도 한다"라며 "모든 노동이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본질은 같은데 왜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되기도, 안 되기도 하는 거냐"고 물었다.

기념식에서는 기존 '가짜 3.3 노동자'들의 노동자성 인정을 위해 활동을 해온 이들을 위한 '제1회 가짜 3.3 노동자 권리찾기 시상식'도 진행됐다. 분양상담사로서 노동자성을 인정받기 위해 활동해 온 김소연 씨를 비롯한 당사자 3명이 권리찾기 부문을 시상했다. 이 외에도 노동자성 인정을 위해 활동해온 법률지원 부문, 당사자 조직 등 업무를 수행한 노동조합 부문, 실태조사 업무 등을 수행한 사회연대 부문에서 수상이 이루어졌다. 정진우 사무총장은 "다음 기념식에는 시상하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권리찾기유니온은 향후 '가짜 3.3 노동실태 연구조사'를 시작으로 권리찾기운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든 산업에서 사업소득세를 납부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하여 '가짜 3.3 노동자들'의 실태를 조사하고, 방송산업, 스포츠 산업 등 10개 내외 심층조사 업종의 특성과 위장방식 등을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경제적 어려움으로 법률구제에 나서지 못하는 '가짜 3.3 노동자'를 위한 법률구제 사업도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가짜 3.3 노동자들과 일하는사람누구나 근로기준법 입법추진단은 향후 사업소득세를 내는 근로자 실태조사, 법률구제 등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레시안(이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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