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처럼 꽂혀 상처에 흉터를 남기는 것과 같은 것이 바로 '사람의 말'이라고 한다.
입에서 내뱉어지는 말은 곧 상대방의 가슴 속에서 오랜 기간 그대로 꽂혀 있다고 미국의 시인 롱펠로우가 한 말이다.
'세치 혀가 사람 잡는다'라는 말처럼 혀가 칼이 아닌 화살에 비유된 것은 한 번 쏜 화살은 되돌아오지 않는 것처럼 나중에 후회한 들 돌이킬 수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일선 교육의 심장부로 할 수 있는 곳에서 '핀잔' 아니, '모욕'적인 언사를 학교폭력 피해학생 부모에게 내뱉었다. 모욕과 같은 단어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그런 장소. 바로 전북 정읍교육지원청의 대기실에서 있었다.
다시 말하면 대기실에 앉아있는 학교폭력 피해학생 부모를 과녁삼아 정읍교육지원청의 한 관계자가 세 치 혀를 놀린 것이다.
피해 학생 부모의 말로는 당시 열렸던 '학교폭력위원회(학폭위)' 참석을 위해 대기하고 있었는데 장학사 정도로 보이는 사람이 이런 화살을 쐈다는 것이다.
"사건(학교폭력)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왜 이슈화를 시켰느냐"라고 말이다. 이 말을 좀 더 쉽게 해석하면 "왜 언론에 알려서 시끄럽게 만드냐"라는 것이었다. 10점 만점에 10점이다. 엑스텐(과녁의 정중앙 명중)이다.
이 말을 또 다르게 해석해보면 이런 생각을 가져볼 수도 있겠다는 좀 위험한(?) 발상도 터져 나온다. "숨기려고 했었나보다. 아니면 은폐하려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여중생들의 부모들이 그동안 그토록 학교 등을 통해 문제와 대책을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책마련을 서두르지도 않았던 이들이 하는 말이 고작 이 정도다.
자녀들의 지옥같은 나날만 생각해도 분통이 터질 판에 그 어느 누구보다도 피해 학생들과 그 부모들의 상처와 흉터를 어루만져줘야 할 지역교육당국이 오히려 긁어부스럼을 만들어 그 상처와 흉터를 덧나게 했다.
교육당국 관계자의 이런 말이 들려오기 전 피해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의 책임자 교장은 "(가해 학생이 다니는) 학교 교장과 친하더라 할지라도 그런 말(학교간 학생지도 등 폭력 대책 협의)을 주고 받는 것은 '월권'이다"고 당당히 말하는 교장스러움을 보여줬다.
전날(14일) [프레시안]은 여중생 2명이 손목에 무언가를 차고 자고 있는 모습의 사진 2장을 전달받았다. 달콤한 낮잠을 자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편으론 그 얼굴에서 불안함과 초조함 등이 공존하고 있는 듯 했다. 이들이 손목에 차고 있던 것은 바로 경찰이 지급한 신변보호장비인 '스마트워치'(웨어러블 워치)이다.
보복의 무서움 속에서 웅크리고 자는 이 학생들의 모습을 교장과 정읍교육지원청의 모든 관계자들이 본다면 그 '세치의 혀'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궁금해진다.
정읍 교육가족은 이런 각오를 가지고 교육정책을 펴고 있는가보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살아 숨 쉬는 정읍교육을 만들겠다고 홈페이지에 이 글을 장식한 정읍교육지원청에 법정스님이 속세에 남기고 떠나신 '세치의 혓바닥'이란 글 일부분을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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