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읍에서 여중생들이 특정 남학생으로부터 반년 동안 온갖 협박과 갈취 등에 시달리다 결국 이를 견디지 못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정읍의 한 중학교 3학년생인 A·B(15) 양은 인근 학교에 다니는 남학생에게 하루가 멀다하고 돈을 건네야했고, 만약 돈을 주지 않을 경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온갖 협박을 당해왔다.
무서움에 오랜 기간 주위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못했던 여중생들은 최근에서야 부모들에게 관련 내용을 털어놓았다.
어린 딸들에게 끔찍한 이야기를 들은 부모들은 이 사실을 먼저 학교에 알리고 자녀들의 보호막이 돼 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지만, 학교 책임자로부터 되돌아오는 답변은 통상적인 절차에 관한 것일 뿐 학생들의 신변보호 등에는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피해학생 부모들의 주장이다.
특하 이 학교 책임자는 교육지원청에 모든 사안을 보고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사실상 뒤짐만 지고 있는 모양새에 학부모들은 치밀어 오르는 화만 눌러 앉히고 있다.
여학생들의 집과 약 5분 거리에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남학생은 전화를 걸어오거나 또는 문자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이용해 금품 등을 요구하고, 집에서 나오지 않을 경우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심지어 "죽여버리겠다"는 말도 서슴치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단지 A·B 양만 학교폭력에 시달려왔던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피해 학생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남학생이 휴대폰으로 촬영한 동영상을 빌미로 협박하는 일이 다반사라는 것이다.
이 동영상에는 중학생으로 촬영하는 수준을 훨씬 넘어선 내용이라는 각종 설왕설래도 이어지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수사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고소하기 전까지 부모에게 피해 사실을 이야기하지 못했던 것은 "엄마·아빠보다도 무서운 사람이 바로 그 남학생이었다"는 이유가 전부였다.
결국 여학생 2명은 지난달 9일 정읍경찰서에 남학생을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후 A·B 양은 고소인 조사를 이미 마쳤고, 남학생의 경우에는 피고소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장이 한달 전에 접수돼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여학생들이 다니는 학교 교장은 "피해내용에 대해 모두 알고 있고, 학부모들에게도 처리방법 등을 소상히 설명해줬다"며 "학교측도 학교폭력 대처 매뉴얼대로 이미 진행한 상태고, 교육지원청의 지침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피해 학생들의 학교 책임자로서 남학생의 학교 책임자와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있느냐"라는 [프레시안]의 질문에 교장은 "교장끼리 아무리 친하다고 해서 그런 문제로 연락을 하는 것은 월권이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등 학교 책임자로서의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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