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커피에서 온갖 향이 느껴진다고 하면서 다양한 향들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달콤한 과일의 향부터 아찔한 꽃향기까지 본인이 찾아낸 향을 표현하면서 커피를 마시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
이러한 커피의 다양한 향들은 로스팅 되지 않은 커피생두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다양한 커피의 향들은 로스팅이라는 가열조리 과정을 통해 커피생두 내부에서 수많은 화학적인 변화들이 일어나야 생성된다.
커피생두에서 상당한 양을 차지하고 있는 탄수화물은 로스팅 과정을 거치게 되면서 수용성 단당류와 이당류는 거의 소실이 되고 당분으로 인해 많은 휘발성 물질과 非휘발성 물질이 생성된다. 단백질은 다른 물질과 결합하거나 다른 성분으로 변화하면서 그 특성이 완전히 변화하게 된다.
커피생두의 당과 단백질로 인한 대표적인 변화는 메일라드 반응이다. 이 반응은 커피생두의 성분 중 환원당과 아미노산이 열에 의해 축합반응을 하는 화학적 반응이다. 이 반응은 커피뿐만 아니라 빵이나 누룽지 등을 구울때도 볼 수 있는 식품 조리에서 흔히 나타나는 갈색화 반응 중 하나이다.
이러한 메일라드 반응을 통해 커피는 커피다운 갈색을 갖게 되고 여러 향미를 지니게 된다. 물론 이 메일라드 반응 외에도 캐러멜화와 건열 반응, 탄화 등 여러 화학 반응을 통해 커피는 갈색을 띄게 되고 다양한 향과 맛을 지니게 되지만 메일라드 반응은 커피의 색은 물론 향과 맛을 만들어 내는 대표적인 화학적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메일라드 반응은 프랑스의 화학자 메일라드(Maillard)가 1912년에 보고한 것으로 아미노산과 아민, 펩타이드, 단백질 등이 당류나 알데하이드, 케톤 등과 반응하여 갈색 색소인 멜라노이딘을 만들어내는 반응을 말한다.
커피를 커피답게 만드는 메일라드 반응의 최종산물인 멜라노이딘은 커피에 향과 맛의 부여하는 것 뿐만 아니라 여러 생리활성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 대학교 영양학과(Department of Nutrition, School of Public Health, University of São Paulo, Brazil)의 미란다(Miranda AM)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멜라노이딘은 항산화 효과 외에도 인체에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는데 일부 심혈관 위험 요인에 대한 보호 효과와 함께 항염증 및 항균효과를 나타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멜라노이딘을 장기간 투여 할 경우 혈청 중성지질 및 콜레스테롤의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는 동물실험 결과 발표와 '충치유발균인 뮤턴스균(Streptococcus mutans)의 당전이효소 활성 저해로 인한 충치예방 효과와 함께 간 해독효소의 활성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발암물질로 알려진 나이트로소아민(nitrosamine)의 형성 억제와 암의 개시 및 촉진 단계에 관련된 활성산소의 소거, 발암물질의 화학구조 변경 등을 통한 항암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도 보고됐다.
특히 미국의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 노리스 종합 암 센터의 연구진이 발표한 'Coffee Consumption and the Risk of Colorectal Cancer' 논문에 따르면 '커피는 대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으며 그 중 멜라노이딘은 결장의 운동을 촉진할 수 있어 대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스페인 국립 연구위원회(Spanish National Research Council)의 모랄레스(Morales FJ)박사의 연구를 보면 '멜라노이딘은 위장관에서 산화 방지 역할 뿐만 아니라 비피더스균의 성장을 촉진하여 대장 건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는 등 커피 속의 멜라노이딘은 우리의 장 건강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리활성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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