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조희대 대법원장의 면담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대법관 후임자를 '서면 제청'했다는 대법원 주장에 대해 청와대는 21일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오마이뉴스>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대법관 제청에 관한 일반적인 사항에 대해 논의한 사실은 있지만, 서면 제청 여부 등 구체적인 제청 방식에 대해선 협의 자체가 전혀 없었다"고 했다.
성 수석은 청와대가 면담을 거부했다는 취지의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의 주장에 대해 "협의가 되면 만날 수 있느냐는 문의가 있었다"면서도 "'협의가 되면 그때 논의하자'는 일반적인 답변을 한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노 처장은 지난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두 분(이 대통령과 조 대법원장)이 합의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서 "민정수석과 협의해서 서면 제청하는 방법을 합의했다"고 말한 바 있다.
노 처장의 주장을 정면 부인한 성 수석은 조 대법원장이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대법관 후임자로 서면 제청한 데 대해 "헌정사 초유의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협의를 건너뛰어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하지 않는 일방 통보 절차였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을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일방적으로 통보한 부분이기 때문에 차분하지만 매우 엄중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87년 이후의 전례와 관례를 살펴보고, 법률적인 부분들도 검토하면서 이 사태를 어떻게 다룰지 숙고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손 부장판사의 임명 절차를 밟지 않고 재제청을 요구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성 수석은 거듭 "관례나 법률적인 사안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판단을 내리려고 한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따라 2명의 대법관 후임자 가운데 이 대통령과 조 대법원장의 입장 차이가 드러난 손 부장판사에 대해선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보내지 않고 제청을 반려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당초 이 대통령은 손 부장판사보다 김민기 고법 판사를 우선 순위로 고려했지만, 조 대법원장은 김 판사가 이 대통령이 지명한 오영준 헌법재판관의 배우자인 까닭에 이해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제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와 대법원의 사전 조율 실패가 서면 제청이라는 형식 논쟁으로 번져 갈등이 고조된 만큼, 대법관 장기 공백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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