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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불똥' 튄 국방부·외교부…대정부질문 2차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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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불똥' 튄 국방부·외교부…대정부질문 2차 공방

"4일 진료에 19일 병가, 규정에 맞느냐" 질문에 정경두 답변 눈길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이틀째인 외교·통일·안보 분야에서도 핵심 쟁점은 '추미애'였다. 추 법무부 장관의 아들이 군 복무 중 휴가 특혜를 받았다는 야당의 의혹 제기가 이어졌고, 여당 의원과 국무위원들은 의혹 제기에 근거가 없다고 맞섰다. 다만 정경두 국방장관은 야당 의혹이 제기한 일부 질문에 대해 '일견 규정에 맞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을 해 눈길을 끌었다.

정 장관은 1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의원실로 온 제보에 따르면) 한 병사는 2주간 병가를 가야 하는데 병원 치료가 3일밖에 없어 나머지 10일은 자기 연가에서 차감됐다고 한다"며 추 장관 아들이 4일간 진료로 19일간 병가를 받은 것은 특혜라고 주장하자 "그 친구(의원실 제보 사례 병사)처럼 하는 게 맞는 절차라고 저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예상 외의 답변을 받은 하 의원이 확인차 "중요한 말씀을 하셨다. 서 일병은 4일 (진료)서류밖에 없는데 19일 병가를 받았는데, 지금 말씀은 제보된 청년(의 사례)이 타당하고, 서 일병은 잘못됐다는 것이냐"고 되물었지만, 정 장관은 "원래 규정은 그런 것으로 안다. 하 의원이 말한 게 맞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하 의원이 "그럼 서 일병이 특혜를 받은 것이냐"고 되묻자, 정 장관은 다만 "당시의 상황은 입원·진료 기록이나 치료비 명세서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확인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뭐라 말씀을 못 드리겠는데, 그런 부분도 필요하다면 왜 자료가 안 남아 있는지 등을 수사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하 의원의 질문은 지난 10일 국방부 브리핑 내용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하 의원은 "국방부가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전화로도 휴가 연장이 된다', '병원 진료를 4일 받아도 병가는 19일 줄 수 있다', '요양심의위 심사를 안 받아도 병가를 연장할 수 있다'고 했다"며 의원실에 수집된 반박성 사례를 나열했다. 정 장관으로부터 "그 친구처럼 하는 게 (규정에) 맞다"는 답변을 끌어낸 것은 두 번째 사례였다.

다만 하 의원이 들고 온 나머지 사례들에 대해서는 정 장관은 "당시의 승인권자, 즉 지휘관이 병사에 대한 배려를 했어야 할 부분이 있었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사례 속의 병사들은) 불이익을 받았다고 봐야 한다"고 답했다.

하 의원이 든 사례들은 △병가 기간이 만료돼 전화로 연장을 신청했지만 부대로부터 '일단 들어오라'는 지시를 받고 복귀한 경우 △병가를 받고 집에서 쉬던 중 병가를 연장하려 했지만 '요양심사가 있어야 한다'며 연장을 거부당한 경우 등이었다.

정 장관은 이에 대해 "만일 그런 사례가 있었다면 그 때의 지휘관이 좀더 세심하게 배려를 했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 정도로 아팠다면…"이라고 했다. '전화 휴가 연장', '요양심의 없는 병가 연장'을 허가하지 않은 지휘관이 문제이지, 추 장관 아들이 특별히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니라는 취지였다.

정 장관은 "제가 확인한 바로는 (미8군) 한국군지원단에서 최근 4년간 휴가 연장이 35건 있었고 2회 이상 연장이 5건 있었다"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수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 의원은 "추 장관 아들 서 일병이 군 복무 중 단 한 건이라도 불이익을 준 적 있느냐"며 "서 일병이 받은 혜택을 못 누린 병사가 압도적 다수이고, 혜택을 받은 사람은 서 일병 하나라면 그게 특혜 아니냐"고 선동성 주장으로 반격했다.

정 장관은 "언론에서는 마치 국방부가 추 장관을 엄호하는 것으로 (보도)돼 있는데 그렇지 않다"며 "추 장관 측에서 '미군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하는데 국방부는 '아니다. 육군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오히려 반대 입장을 내기도 했다. 국방부는 있는 사실을 그대로 말한 것이지 누가 옳다, 그르다 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추 장관 보좌관에 의한 외압·청탁 의혹에 대해서는 "만약 외압이나 청탁이 있었다면 검찰 수사 사안"이라며 "검찰에서 잘 밝혀주기 바라고 있다"고 했다. 그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국방부·육군은 검찰의 자료 요청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앞서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의 질의에 답하면서는 "(추 장관 아들의 병가 등 휴가는) 허가권자의 승인을 받았다고 부대일지·면담일지에 기록돼 있다"고 강조했다. 평창올림픽 통역병 선발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선발이 안 됐고, 지금 우리 군은 모든 것을 투명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하기 때문에 그런 것(청탁 등)은 통하지 않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고 일축했다.

한편 추 장관 논란 관련 불똥은 외교부로도 튀었다. 하 의원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추 장관 딸의 유학 비자를 빨리 받기 위해, 추 장관 보좌관이 외교부 직원에게 여권 사본을 전달했다는데 사실이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강 장관은 "당시 국회 근무 직원 등에게 확인해 봤지만 확인할 수 없었다"고 공식 부인하면서 "그것(사본)을 봤다고 하는 직원이 없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외교부 직원에게) 문의는 있었는데, 그게 청탁성이었다는 것은 확인이 안 되고 있다"며 "외교부가 사본을 받아 타국(대사관)에 전달하는 경우는 제가 들어본 바 없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뉴질랜드 주재 외교관의 현지인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해서는 "돌아보면 부족한 점이 있었다. 절차나 교육을 강화하려 한다"면서도 "외교부로서는 일단락된 사건으로 판단하고 있었지만 피해자가 맨 처음의 진술과는 다른 내용으로 (현지) 경찰에 고발도 하고 우리 안내에 따라 (한국) 국가인권위로도 가져왔다. 우리가 (피해자에게) 스스로 권리 구제에 대해 안내해 준 부분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강 장관은 야당 의원으로부터 피해자에 대한 공개 사과를 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제대로 조사된 사건이 아니고, 어디에 진실이 있는지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가인권위로부터 결과를 통보받았고, 그 결과는 인권위 요청에 따라 공개할 수 없지만 그 결과를 가지고 봐도 제가 사과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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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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