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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장외로 나가려다 '유턴?'…일단은 원내투쟁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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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장외로 나가려다 '유턴?'…일단은 원내투쟁 집중

'원내·외 병행'이라지만…김종인 "아직까지 장외 나설 단계 아냐"

미래통합당이 여당의 '국회 독주'에 반발해 '원내·외 병행투쟁'을 검토한다고 밝혔으나 결국 원내 투쟁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오전 당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장외 투쟁이 나올 수도 있겠다'고 하는 이야기이지, 공식적으로 결정한 바는 없다"면서 "국민의 수준이 옛날과 달라졌기 때문에 무조건 의원들이 밖으로 뛰어나가 장외 투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능사가 아니다. 최종적 수단이 장외 투쟁인데, 아직까지 그런 단계는 아니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앞서 이날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언론에서 장외 투쟁을 본격적으로 나가느냐를 많이 묻는데, 우리는 장외 투쟁을 좋아하지 않지만 가능성을 닫지도 않을 것"이라며 "시기적으로도 고민을 하고 있고, 방식도 어떤 방식을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었다.

주 원내대표의 말은, 이미 장외 투쟁이라는 방향성은 정해졌고 시기·방법 등 구체적 사항만을 남겨두고 있다는 해석을 낳았다. 그러나 통합당 고위 관계자는 주 원내대표의 이 발언에 대해 "내용을 잘 봐야 한다. '시기'를 고민한다는 이야기가 뭐냐, (장외 투쟁을) 9월에 할지 10월에 할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해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주 원내대표는 실제로 의총에서 "국회에서 (여당이) 176석의 힘으로 저렇게 무지막지하게 밀어붙이고 할 일이 없다면 직접 국민께 호소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지 않겠나"라면서도 "(지금) 폭우가 내려 전국이 비상 상태이고, 휴가철과 여름 더위가 겹쳐 있고,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도 겹쳐 있다"고 했다. 당장 장외 투쟁에 나설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셈이다.

주 원내대표는 또한 "원내에 관해서는 여러 논의가 있지만, 우리가 국민들에게 알릴 가장 효과적 방법은 그래도 국회에서 불법·폭정을 따지고 대안을 제시하는 게 가장 좋은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며 "어제만 해도 법사위에서 저렇게 (임대차법 등을) 폭거로 통과시키고 (우리가) 퇴장했지만, 그 후에 민주당 의원들이 감사원장을 혼자서 무려 190분 가까이 (질책)하는 상황이 있어서, 밖에서는 '왜 통합당이 같이 싸워주지 못하느냐'는 의견이 많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기회가 있을 때 절대 놓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 헌법·국회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해 밝히되, 겸손하고 오만하지 않게, 막말이라는 소리가 들리지 않게 하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내 투쟁'의 방법으로 필리버스터나 보이콧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는 "상황을 봐 가며 추후 천천히 결정하겠다"고 했고, 상임위원장 자리를 일부라도 되찾아 올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상임위원장을 민주당이 다 가져가서 전횡을 부리는 것을 국민이 다 보고 계시는데 저희에게 상임위원장 몇 개 주고 같이 책임지자? 이럴 수는 없다. 민주당의 폭주를 국민이 보고, 국민의 힘과 국민 궐기로 저지하도록 그렇게 갈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의총에는 원외인 김종인 위원장도 참석했는데, 김 위원장은 의총 발언에서 "우리 당이 수적으로 밀려 국회에서 다수결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상황에서 속수무책이라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의원 직무를 포기할 수 없다"며 "의원들은 상임위와 본회의장에서 가급적 많은 발언을 해 국회의 실상을 국민이 알 수 있게 노력을 경주하는 게 의원들의 사명이라 생각한다"고 '원내 투쟁'에 무게를 실었다.

김 위원장은 "의회가 무기력하게 국민 뜻에 반대되는 비민주적 행태를 계속하면 자연스럽게 외부에 반대 세력이 자동적으로 형성되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우리 국민이 그렇게 바보가 아니다. 의원들은 국민을 믿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볼 적에, 대한민국만큼 부정의에 대해 그때그때 항의한 민족이 전 세계적으로 없다"며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국민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전날 자신의 발언이 장외 투쟁 방향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에 대한 반박·해명조로 해석된다. 그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의회가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되면 자연스럽게 원(院) 밖에 야당이 생기게 마련"이라거나 "이런 식으로 다수의 횡포를 부리며 법안 심의도 안 하고 자신들 마음대로 해버린다면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고, 이는 당 대표인 김 위원장이 장외 투쟁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해석을 낳았다.

김 위원장은 "믿을 수 있는 것은 결국 국민이라는 신념을 갖고, 의원들은 의원들대로 역할을 다해달라. 저는 비대위를 (통해) 통합당의 미래를 위한 기반을 놓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을 믿으라'면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이 뭐냐? 저는 비대위원장으로서 해야 할 임무를 잘 안다. 국민에게 잃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당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느냐를 생각하며 당의 변화를 이끌려고 노력하고 있다. 당이 변해서, 국민들이 '아, 이제 저 당을 믿어도 되겠구나' 하는 수준까지 변화를 이끌어 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통합당 지도부는 이날 정부·여당에 대해 전방위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김 위원장은 의총 및 비대위 공개 발언에서 "최근에 국회에서 전개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선출된 권력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파괴하는가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 같다"며 "이렇게 선출된 권력이 독재적 방향으로 가면 종말은 뻔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외쳤던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보면 과거 어떤 정권보다 못한 민주주의를 하고 있지 않나"라며 "우리가 흔히 지탄하는 유신정권 하에서도 국회를 이런 식으로 운영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또 "어제 일어난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영장 집행 과정에서 나온 처사를 보면 이게 과연 법치를 다루는 나라의 행위인지 의심하지 않을수 없다"며 "사회 여러 분야에서 파열음이 요란하게 들리는데, 그것을 총괄해야 할 대통령이 아무 말도 않고 있다. 사회에서 진행되는 각종 사태에 대해 대통령이 입장을 명확하게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또 "최근 우리나라 경제정책을 들여다 보면 과연 일관성이 있는가 매우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지난 5월에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에게 재난소득이라는 것을 가구당 100만 원씩 지급했다. 그런 정부가, 최근에 나타난 재산세 증가율을 보면 과연 무엇 때문에 재난소득을 지급했나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코로나를 맞아 세계 어느 나라가 세금 인상 노력을 하고 있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 제조업 40% 정도 이상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고 이 사람들이 과연 어떻게 재난을 극복할 수 있는지 아무 전망도 보이지 않는다"며 "그런데 정부는 막연하게 '한국판 뉴딜'이라고 하는 것만 발표하고, 코로나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민생 경제의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할지 구체적 방향을 보이지 않고 있다. 나온다는 이야기는 부동산 투기 관련이고, 그 외에 아무 것도 경제정책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도 의총에서 "국정 어느 구석 하나가 온전하고 성한 데가 없이 막장"이라며 "부장검사가 검사장을 올라타고 폭행하질 않나, 감사원장을 불러내 놓고 집단으로 린치를 가하고 노골적으로 '나가라'고 압박하질 않나"라고 했다. 그는 통합당 의원들에게 "의기소침하지 말고 우리가 하는 일이 옳은 일이라는 확신을 갖고 이 정권의 폭정이 나라와 국민에 어떤 해악을 미치는지 설명하면 국민이 우리를 믿어주고 일을 맡길 때가 오리라 확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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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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