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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체육계 폭행 미투 "최숙현 같은 폭행 피해자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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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체육계 폭행 미투 "최숙현 같은 폭행 피해자 없어야"

2018년 폭행 사실 호소하며 경찰 고발...최근 가해 유도 코치 학교 채용 소식에 분노

최근 제자를 폭행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 부산체고 유도 코치가 재차 다른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방송을 통해 알려지자 피해 당사자가 직접 기자회견까지 열면서 울분을 쏟아냈다.

피해자 A 씨는 15일 오후 2시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저나 최숙현 선수같이 순수한 운동선수의 꿈을 악용하는 코치의 부당한 폭행이 없어져야 한다"며 "다시는 이같은 비극이 반복될 수 없도록 지금 당장 엄중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A 씨는 지난 2018년 3월 부산체고 유도부 S 코치로부터 학생 시절 폭행을 당했다고 문제를 제기했었던 피해자로 해당 코치가 이문제로 법원으로부터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음에도 최근 부산 해운대구의 한 고등학교 체육 담당 계약제 교원으로 채용된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번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S 코치는 A 씨의 문제 제기로 인해 올해 1월 학생 폭행과 함께 제자의 대학 진학을 명목으로 학부모로부터 돈을 받는 등의 혐의로 총 600만 원의 벌금을 선고 받은 바 있다.

특히 A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S 코치에 대한 고소를 접수한 후 보복성으로 A 씨가 근무하던 부산의 한 고등학교로 부산시유도회가 자격 여부를 묻는 등 압박이 있었다고 밝혔다. 부산시유도회 사무국장이 가해자인 S 코치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학교 측은 부담을 느꼈고 A 씨 또한 자신이 계속 남아 있을 경우 부산시유도회에서 지속적은 보복이 진행된다면 결국 학생들만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없었다고 판단해 학교에서 사임하고 부산을 떠나게 됐었다.

▲ 폭행 가해자에게 엄벌을 촉구하는 피해자 A 씨. ⓒ프레시안(박호경)

A 씨는 "S 코치는 훈련을 핑계로 수시로 폭언과 폭행을 행사하는 사람이었다. 저는 S 코치에게 맞아 왼쪽 귀고막이 파열된 적이 있다"며 "이로 인해 인조고막을 삽입하는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후유증으로 한 차례 재수술을 받았고 현재까지도 잦은 이명으로 고통을 받고 있어 사실 장애인과 같은 처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S 코치는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기는커녕 자신은 억울하다며 항소를 해 다투고 있다. 게다가 S 코치는 재판 과정에서 제 친구들에게 자신이 저를 폭행한 사실이 없다는 진술서를 써달라고 종용하기도 했다고 한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제껏 S 코치로부터 단 한 번의 사과도 받지 못했다. 오히려 제가 맞을 짓을 해서 때린 것이라며 '선의에 의한 훈육'을 운운하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그런데 최근 S 코치가 부산의 한 고등학교 교원으로 채용됐다는 사실을 방송을 통해 들었다"며 "어떻게 학생을 폭행해 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은 코치를 다시 교원으로 채용될 수 있는지, 저를 포함한 피해자들에게 단 한 마디 사과도 하지 않고 다시 교단에 설 생각을 하는 S 코치에 대한 분노를 참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고 최숙현 선수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체육을 하는 선수라면 모두가 공감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이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다. 모두 저처럼 부당한 처우를 당하게 될까 봐 두려워하기 때문이다"며 "학생·제자를 폭행하고도 버젓이 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유죄 판결을 받은 S 코치가 그저 항소하였다는 이유로 징계조차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부산 체육계의 현실에도 분노한다"며 "군사독재 시대처럼 사람의 인권조차 보장되지 않는 체육계는 반성하고 각성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부산시체육회, 부산시교육청 등 관계기관에 S 코치에 대한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부산시유도회가 A 씨가 있던 학교에 생활공문을 보내는 등 문제제기를 했다는 부분에 대한 소명 과정에서 현장에 있던 부산시유도회 관계자와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

시유도회 관계자는 "고등학교 이상은 전문 지도자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으나 시교육청 관계자는 "체육지도자 자격증이 5개가 있는데 하나라도 있으면 운동부 지도자가 될 수 있다"며 공문을 보낸 부분은 다시 확인 절차를 거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S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했던 피해자로 용기를 내 기자회견을 자청했음에도 가해자인 S 코치가 사무국장으로 있는 시유도회 소속 사무장이 현장을 영상으로 촬영해 체증하면서 또다시 A 씨에게 2차 가해를 할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현재 S 코치는 폭행 등으로 받은 벌금으로 인해 부산시체육회 징계 대상자로 올라와 있지만 항소를 제기해 2심 결과가 나오면 징계 여부가 나올 예정이다. 부산시체육회 관계자는 "최근 문제가 된 카누팀 문제처럼 사법기관 판단이 나지 않더라도 영구제명을 시키듯이 선수 인권을 가장 중요시 보고 있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당자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방침이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유도국가대표 출신 부산의 모 대학교수는 <프레시안>과의 전화 통화에서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한다면 반드시 일벌백계를 해야 같은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며 "아직까지 부산 체육계에서는 자신과 연관이 있는 사람들에게 관대하고 정의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음주운전을 하면 면허가 취소되듯이 지금이라도 교육청과 체육회에서는 단호하게 처벌해야 한다"며 "문제가 된 지도자는 다시는 교단에 설 수 없도록 조치해야 다른 지도자들도 체육인이 한번 잘 못하면 생명이 끝난다고 생각하고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도자뿐만 아니라 교육을 받는 선수들과 학생들에게도 쓴소리를 내뱉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하다 보면 맞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저 또한 운동을 할 때 그랬었다. 하지만 인권을 보호받고 싶다면 이를 뿌리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가해자인 S 코치는 "당시 공문은 해당 학교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에도 지도자들의 정식 등록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일 뿐이었다"며 "A 씨에게 사과할 의향은 있으나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기에 언급하긴 곤란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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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경

부산울산취재본부 박호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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