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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자치 15년, 백두대간 청정자연학교 하추리마을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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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자치 15년, 백두대간 청정자연학교 하추리마을이 자랑스럽다

[김주원 박사의 '마을자치에 학과 습을 이야기하다'] ㉚강원 인제군 하추리 마을

인제 내린천 31번 국도에서 한계령휴계소로 가는 길에 하추리 마을이 있다. 한적산과 설악산 사이 지방도를 따라 넓고 긴 마을이다. 마을면적이 28㎢으로 넓다. 이 마을은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2006년부터 15년간 마을자치를 해왔다.

청정자연 산을 이용한 숲체험, 가을에는 잡곡축제 마당극도 인기다.

올 6월초 폐교를 재단장한 하추자연체험학교는 마을 주민들의 추억과 역사가 담긴 공간의 의미 살려 숙박을 겸한 산촌여행의 거점으로 활용된다.

일부 공간은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분들이나 예술활동을 하는 분들에게 장기 거주하며 산촌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오는 6월엔 마을 북카페도 문을 연다. 책과 자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자, 마을과 주민들의 이야기, 하추리의 산과 나무에 대한 이야기 프로그램을 마을 카페에서 운영할 예정이다. 이 마을은 마을주민들간 역할 분담이 잘 되어 있고 어머님들이 만든 음식은 최고다. 긴세월 노하우가 결합되어 마을사업이 탄탄하다.

▲하추리마을 전경.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전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난해 겨울 마지막달 하추도리깨마을에서 제162회 농촌사랑 농도포럼을 개최했다. 마을입구에 있는 마을을 알리는 많은 입간판들이 긴세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추리산촌마을, 도리깨마을, 하추정보화마을, 하추마을 잡곡도정공장, 대한민국 스타팜 6차산업지정, 하추마을 도리깨축제 프래카드 등이 마을광장에서 잘 정리되어 있었다.

마을정보센터에는 산불 없는 녹색마을, 2018 팜스테이 등급평가 최우수마을, 2016년 팜스테이 등급평가 3위, 농어촌인성학교, 으뜸촌, 행복리센터 인제1호점 등의 각종 인증패들이 마치 훈장처럼 가지런히 벽에 걸려 있다.

이 마을은 2006년 새농어촌건설운동을 시작으로 녹색농촌체험마을, 지역특화테마마을, 잡곡기술력향상프로젝트, 마을기업, 정보화마을 등의 사업을 15년간 꾸준히 해오면서 인제군을 대표하는 선도마을이 되었다.

마을앞에는 레프팅의 성지라 불리는 내린천, 마을안 하추리 계곡을 중심으로 청정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올래테마길, 내리천 건너 자작나무숲 등 설악산 백두대간의 청정자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마을이다.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전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시사철 다양한 자연체험과 농촌체험관광이 진행되고 있는 활기찬 마을이다. 청정자연에서 채취하거나 재배한 몸에 좋은 산곰취, 고사리, 고로쇠수액, 송이버섯, 잡곡 등의 특산물을 가공하여 판매하는 농산물들은 인기가 높다.

해발 250m~600m 산지로 논이 적고 밭이 대부분이며, 일교차가 크고 잡곡농사가 잘 된다. 깨끗한 물과 공기로 자란 도리깨잡곡은 맛과 품질이 뛰어나다.

인제는 DMZ와 백두대간의 두 생태축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개발보다는 보존이 우선시 되는 지역이다. 상수원보호구역, 유네스코생물권보존지역,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국립공원관리지역, 군사보호지역 등 전체 면적의 1/3이 각종 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다. 그 덕분에 하추리는 자연환경과 생태자원의 보고가 되었다.

102가구 228명의 주민들은 위도 38선 이북지역으로 전쟁전에는 북한에 속해 있었고, 주로 화전을 통해 잡곡을 생산하며 연명했다.

최근 주민들 중 약 반은 귀농귀촌자들로서 이곳이 좋아서 찾아온 분들이다. 다른 마을처럼 고령화되어 비교적 젊은 분들이 다소 적지만 마을사업은 15년간의 경험과 역할 분담 덕에 잘 추진하고 있다. 노인회, 부녀회, 청장년회 등과 함께 특이하게 40대 이하의 출향인사들로 구성된 ‘청담회’가 마을발전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2006년 마을사업을 시작하여 새농어촌건설운동을 통해 마을공동부지를 구입하고 농어촌체험휴양마을을 조성했다.

그 후, 팜스테이 지정, 사무장제 도입, 지역특화테마마을, 잡곡기술력향상프로젝트를 통한 도정공장 신축과 상품개발 및 마을기업 지정, 정보화마을 유치, 스타팜지정, 농촌융복합산업 인증, 농어촌인성학교 지정, 귀농귀촌우수마을 지정, 전국 마을기업 경진대회 장려상 수상, 강원도 정보화마을 최우수상 시상, 전국 정보화마을 최우수상 시상, 인구감소지역 통합지원사업 선정, 문화특화지역조성사업 대상지 선정 등 꾸준히 다양한 마을사업을 추진해 왔다.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전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마을주민 모두가 조합원인 하추리영농조합법인은 마을사업 추진의 중심체다. 깨끗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잡곡을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축제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6월 개장할 하추자연체험학교는 폐교를 재건축한 것이다.

방문객의 농촌체험과 숙식 및 농어촌인성학교가 위치하며 마을관광활성화의 중심이다. 주요체험활동으로는 파종과 수확가지의 농촌체험, 가마솥 밥짓기, 산골운동회, 민물고기 잡기, 염색체험, 목공예, 숲길 생태탐방 등 다양하게 구성된다.

그리고 하추정보화마을은 주민의 정보화는 물론 특산품 및 상품개발과 전자상거래 판매 및 도농교류의 중요한 몫을 담당한다. 도리깨 방앗간은 주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잡곡생산최저보장제를 통해 시중가 이상으로 수매하여 도정하고 가공하여 판매한다. 최신시설을 갖춘 현대식 도정공장으로 편리하고 위생적인 가공 및 포장시설을 갖추고 있다.

조, 옥수수, 기장, 수수 등을 도정하며, 저온압착식으로 포장하고 들기름을 착유하여 상품으로 만든다. 도리깨 잡곡 특산물 판매장을 두어 잡곡을 이용한 10여가지 상품을 소포장부터 금액대별 선물세트까지 다양한 상품군으로 만들어 판매한다.

도리깨 축제는 지난 10월 26~27일 개최하였는데 주민들이 주인공이 되어 직접 준비하고 함께 즐기는 농촌마을 축제다. 도리깨 체험, 게임, 팀별대항전, 즉석 떡 만들어 먹기, 옥수수 뻥튀기, 축포 등 참여자들에게 체험의 즐거움을 주는 마을 최고 행사다.

ⓒ김주원 농도상생포럼 회장·전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렇게 마을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온 비결은 기회가 있으면 망설이지 않고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정부 공모사업에 도전해 온 결과다. 모두 함께 새로운 마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신나고 행복하니까 주민들이 길이 14㎞ 면적 28㎢에 산재하여 살지만 협력하고 서로를 신뢰한다.

현재 마을내 사업운영을 위해 상근 6명이 근무하는 일자리가 있다. 보조 및 비상근 근무자들도 많다. 마을사업의 진행사항은 마을 내부 밴드를 통해 주기적으로 공개 운영한다. 100여명의 주민들이 대부분 참여하고 있다.

주민간 신뢰의 기반이 이 과정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장수 영농조합법인을 운영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2006년 당시 수해가 크게 나서 마을사업을 포기할 위기에 있었다. 그렇지만 마을사업추진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자는 주민들의 의지를 모아 마을자치가 시작되었다. 어려운 사정에서도 마을 기금을 분배하지 않았다. 마을기금을 마을도약을 위해 쓰자는 합의를 이끌어내 15년간 마을자치를 지속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주민들이 집행부를 너무 신뢰하여 관여하지 않으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매주 월요일마다 회의를 열어 운영논의를 하지만 일반 주민들의 참여가 많지는 않다고 한다. 상호 소통하기에는 마을주민들이 서로 멀리 떨어져 산다.

하추리 마을에서 다른 마을이 본받아야 할 것이 있다. 이마을에서는 ‘외지인’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일단 마을에 귀농귀촌했으면 하추리 사람으로 보는 것이다. 그래서 귀농 귀촌한 사람들이 늘어나도 서로 사이가 좋고 교류가 왕성하게 이뤄지게 된다.

이 마을은 우리나라에서 산소농도가 가장 높은 곳으로 유명하다. 과거에 조선호텔에서 산소를 공급한 사례도 있다고 한다. 산이 높고 계곡이 깊어 공가가 맑고 물이 깨끗하고 일교차가 크다.

이러한 자연조건에서 자란 최고의 잡곡은 물론 다른 지역과 차별화가 가능하다. 이들을 위에서 얘기한 다양한 상품으로 개발하고 홍보하는 노력을 하면 더 성공할 수 있다.

고령화에 대해 너무 고민하지 말라고 한다. 현재 50~60대 주민들은 최소 30년은 더 살 것이니 젊은이가 유입되면 좋겠지만 현재 주민들의 삶과 복지를 위한 노력이 더 중요하다.

현재 이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행복하다면 언젠가는 젊은 귀농귀촌자들도 분명 찾아올 것이다. 따라서 현재 주민들의 행복을 생각하고 체감할 수 있는 인프라와 복지 등에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추도리깨마을은 15년간 많은 사업을 통해 노하우가 쌓여진 마을이다. 15년이면 오랜시간이었다. 산골 오지에서 잡곡 수수처럼 수수하게 마을자치를 추진하는 마을 인제 하추리! 이번 6월 초 하추자연체험학교의 개관으로 제2의 하추마을도약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더욱 발전하고 행복한 마을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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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준

강원취재본부 전형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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