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단일정당 건설을 추진 중인 '혁신과 통합'이 본격적으로 '통합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진보정당들의 통합 움직임이 사실상 물거품으로 돌아간 상황에서 더이상 기다릴 이유도, 여유도 없다는 판단인 것으로 풀이된다.
'혁신과 통합'은 10일 구체적인 단일정당 운영 방안을 내놓으며 본격적인 압박에 나섰다. 비록 초안이긴 하나, 그동안 주로 소수정당들이 내놓았던 '통합 거부 사유'들을 일일이 보완하는 대책을 마련해 공개한 것이다.
당 운영방안의 비민주성 해소와 소수 정파의 정체성 및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안이 폭넓게 담겼다. 이들은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끝나는대로 '혁신적 통합정당 추진기구'를 구성해 각 정당들과 제 세력이 한데 앉아 본격적으로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당원 명부, 지역 조직 독자 관리하고 돈도 배분해서 각자 사용하자"
혁신과 통합은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설명회를 갖고 '통합정당 추진방안 초안'을 발표했다. 이해찬 상임대표는 이 자리에서 "아직 최종적으로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이 시점에서는 각 정당, 시민단체, 여러 부문에게 그동안 논의된 것을 공개하는 것이 적절하다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는 "10월 초에는 진보진영의 통합 논의가 마무리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아직까지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덧붙였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각 정치 세력은 연합정당의 틀 내에서 기존의 당원 명부와 지역, 부문 조직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고보조금과 당비 또한 합리적 기준에 따라 배분해 각 정치세력의 독자적 재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19대 원내 방침과 전략은 각 정치세력간의 대표자간 협의에 따라 운영하고 당 운영 또한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19대서 선거법도 개정하고, 원내교섭단체 이상 의석 확보 보장하겠다"
특히 진보정당을 겨냥해 "정당 간 선거연대와 연정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도록 선거법 개정을 위해 함께 노력하며, 진보진영이 최소한 원내교섭단체 구성 이상의 원내 의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역구 및 비례대표 공직 후보자 선출 제도를 합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비례대표 후보자에 대해서도 이들은 진보진영과 시민사회가 추천한 인사를 배려하고 만 39세 이하 청년층을 20% 배정하는 등 젊은 층의 참여도 보장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노동당이 그동안 야권 단일정당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명분으로 거론해 온 '폐쇄적인 당 운영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기로 했다. 문성근 상임대표는 "혁신적 통합정당은 민주적 구조를 가진 정당인 만큼 그동안의 불신을 제거할 수 있다"며 "민주당을 못 믿겠다고 그동안 진보정당 사람들이 말했지만, 혁신과 통합은 믿을 수 있지 않겠냐고 설득하겠다"고 주장했다.
11월 추진기구 띄워 신설합당 방식으로 통합정당 건설 계획
이들은 신설합당 방식으로 통합정당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단 오는 12월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민주당이 통합을 결의하고, 진보정당도 이에 준하는 절차를 밟아 통합 전당대회를 치르자는 것.
이해찬 대표는 "지금까지는 어느 당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들이 주로 논의를 진행해 왔지만 11월 추진기구 구성과 동시에 당적의 구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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