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측근 '낙하산 재수생', 결국 예보 감사에 착륙

저축銀 사태에도 정신 못차린 靑, 비전문 낙하산 또 투하

저축은행 사태 수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예금보험공사 감사에 청와대 낙하산 출신 비전문가 인사가 투입돼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국회 정무위의 예보 국정감사에서는 MB정부 인수위 출신 이상목 전 청와대 국민권익비서관이 지난 6일 예보에 '몰래' 취업한 사실이 도마에 올랐다.

이 전 비서관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진홍 뉴라이트연합 상임의장 보좌역, 2007년 이명박 후보 지원 조직인 '국민승리연합' 기획위원장, 대통령직 인수위 국민성공정책제안센터장, 청와대 민원제도비서관, 국민권익비서관 등을 역임한 인사다. 금융권 경력이나 감사 업무 경험이 전무한 것.

이 전 비서관의 '낙하산 투하' 시도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에는 기업은행 감사에 내정돼 금융계가 발칵 뒤집힌 적이 있다.

결국 금융노조의 반발로 '착륙 실패'를 경험한 이 전 비서관은 지난 6일 비밀리에 예보 감사로 취업 '재수'에 성공한다. 금융권 언저리를 기웃거리는 측근 낙하산 인사의 전형이다. 민주당 우제창 의원은 이와 관련해 "두 달만에 감사 '재수'에 성공해서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 감사를 '여론의 총알을 맞아도 죽지 않고 걸어다니는 좀비'라고 부른다"고 비난했다.

우 의원은 이어 "저축은행 부실 사태의 배경에 금감원 출신 인사들이 낙하산으로 감사 자리를 차지해왔던 관행을 이명박 대통령이 크게 질책하고 '전관예우' 척결을 지시했으면서도 정작 본인은 청와대 비서관을 저축은행 부실 문제 처리의 중책을 맡고 있는 예보의 감사로 내려보냈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특히 이상목 감사는 국정감사 자료 요구에 대해 본인 이력 부분에 금융관련 일을 (했다는 것을) 포장하려고 금융위에서 나온 보도자료들을 표절해서 자신의 경력인양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 감사의 전임인 손교명 전 청와대 정무2비서관도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였다. 손 전 비서관은 한나라당 당직자 출신으로 청와대에 입성한 뒤 지난해 10월 예보 감사에 취임했다. 임기 2년인 예보 감사에 취임한 지 11개월 만에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