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서울시, 그동안 뭐 했나"…'석면 어린이집' 국감서 질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서울시, 그동안 뭐 했나"…'석면 어린이집' 국감서 질타

서울시, 석면 피해 '사후 조치' 요구에 "노력하겠다"

석면 검출로 논란이 됐던 홍익어린이집 문제가 국회 국정 감사의 도마 위에 올랐다.

21일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석면이 검출된 서울 왕십리 뉴타운 지역의 옛 홍익어린이집 건물에서 '현장 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감사는 서울시 이덕수 제2부시장과 이호조 성동구청장이 증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뉴타운 지역 석면 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집중 질의가 이어졌다.

추미애 환노위 위원장은 "이번 국정 감사는 석면 검출로 어린이집 원아들이 피해를 입었던 왕십리 뉴타운에서 직접 진행하겠다"며 '현장 감사'의 취지를 밝혔다. 어린이집 학부모 20여 명도 참석해 국정 감사를 지켜봤다.

▲ 김재윤 의원(민주당)이 21일 환노위 국정 감사에서 '석면 어린이집'의 피해 실태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프레시안

이날 환노위 소속 의원들은 석면 피해에 대한 서울시와 성동구청의 '늑장 대응'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김상희 의원(민주당)은 "왕십리 지역의 뉴타운 공사가 지난 3월에 시작됐는데, 10월이 다 돼서야 어린이집 이전이 이뤄진 것은 문제"라며 "그동안 학부모들이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하고 피해를 호소했는데, 대체 서울시와 구청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라고 따져 물었다.

김재윤 의원(민주당)은 "이런 게 오세훈 시장 식의 뉴타운 개발이냐"며 "석면에 노출된 어린 아이들이 수십 년간 짊어지고 갈 피해에 대해 서울시와 성동구는 책임있는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명 늘어놓기 바쁜 서울시·성동구청…"이 정도면 할 만큼 했다"

의원들의 질타에 서울시와 성동구청 등의 관할 기관은 서로 책임 소재를 미루는 등 변명을 늘어놓기에 바빴다. 이덕수 부시장은 "어린이집 이전 부지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이전이 늦어졌다. 그간 심려가 많았을 학부모들께 송구스럽다"며 "서울시는 지난달 '석면관리 종합 대책'을 내놓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 이호조 성동구청장이 환노위 의원들의 요구에 따라 '석면 어린이집' 학부모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프레시안

이호조 구청장은 "석면 대책이 필요하다고 해서 어린이집을 이전했다. 이 정도면 빨리한 것이다. 구청 차원에서 할 만큼은 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해 학부모들과 야당 의원들의 거센 항의를 샀다. 한 때 이 구청장은 학부모들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하는 김상희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도 "사과할 일이 없다"고 답해 항의를 받았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이 구청장의 태도를 문제 삼아 국정 감사의 정회를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회의를 계속할 것을 주장하는 여당 의원들과 언쟁이 오가기도 했다. 국정 감사를 지켜보던 학부모 일부는 "구청장이 저렇게 꽉 막힌 사람인 줄 몰랐다. 우리 아이들은 성동구 주민도 아니냐"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석면 피해 사후 조치…서울시 "노력하겠다"며 확답 피해

이날 국정 감사에서는 어린이집 학부모들이 꾸준히 요구해온 석면건강영향조사와 단체 암보험 등 석면 피해를 입은 원아들에 대한 '사후 조치'가 주요 화두로 제기됐다.

이날 참고인으로 나선 홍익어린이집 학부모 류미주 씨는 "오세훈 시장은 지난 4월 석면 건물 고지와 대기 모니터링 등을 약속했다. 그 때 오 시장이 약속을 지키기만 했어도,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석면이 검출되는 어린이집인줄 미리 알았더라면 결코 그곳에 아이를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씨는 이어 "지난 몇 개월 동안 학부모들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문제 해결을 호소해왔지만, 정부 기관은 항상 기다리라는 말뿐이었다. 국정 감사가 끝나면 관할 기관에서 또 나 몰라라 할 것 같아 걱정"이라며 "지금 (사후 조치에 대해) 확답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재윤 의원이 "학부모들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이 석면에 얼마나 노출됐는지 검사만 해달라는 것인데 왜 시행을 미루고 있냐"고 추궁하자, 이 부시장은 "학부모들이 환경부에 제출한 청원 처리 결과에 따라 적극 협의해 조치하겠다"고 대답했다.

사후 조치에 대한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보다 못한 추 위원장이 "서울시가 확답을 피하는 것은 향후 석면에 노출되는 모든 시민에게 (사후 조치의) 선례를 남길까 걱정하기 때문이 아니냐"며 추궁했지만, 이 부시장은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며 끝내 확답을 피했다.

서울시는 석면건강영향조사와 단체 암보험의 대상 및 비용을 놓고 일부 야당 의원이 참여한 가운데 학부모들과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참고인으로 참석한 학부모 류미주 씨가 석면 피해에 대한 '후속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프레시안
이날 국감을 지켜 학부모 김현숙 씨는 "지난 5월부터 끊임없이 구청장과 시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만나줄 수 없다는 대답만 들었을 뿐"이라며 "미안하다고 한 마디 하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인가. 이제라도 '석면 어린이집' 문제가 공론화 되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학부모 류미주 씨는 "공사 기간 동안 어린이집에 다닌 아이들은 하나같이 천식과 아토피성 피부염 등의 고통을 호소했다. 누가 뭐래도 인근 공사 현장에서 나온 석면과 비산 먼지 때문"이라며 "이제 우리 아이가 살아가면서 기침만 조금해도, 체중이 조금만 빠져도 암이 아닐까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가슴 아플 뿐"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