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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호도 노동부도 철저히 '뒷짐'만 진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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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호도 노동부도 철저히 '뒷짐'만 진 청문회

"용문신 한 용역들 정부가 끌어내야 하는 것 아니냐"

"3년 내 경영 정상화를 하고 이후에 해고자 복직"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지난 10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제안한 내용에서 한발자국도 더 나가지 않았다.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을 비롯해 한나라당 의원들까지 "선 복직 후 휴직을 논의하자"고 하는 등 각종 중재안을 냈지만 사측은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정리해고와 관련해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경제 위기 때문에 직격탄을 맞았다"고 외부 요인 탓을 했다. 한나라당 정진섭 의원은 "진전된 내용을 가지고 와야지, '변함없다'고 할 거면 청문회장에 왜 나왔느냐"고 질타했다.

고용노동부도 손을 놓았다. 한나라당 손범규 의원이 "이채필 장관이 나서서 조정에 적극 나설 생각 없느냐"고 질문하자 이 장관은 "지금까지도 수차례 해왔다. 노사에 달려 있다"고 뒷짐을 졌다.

"용문신 한 용역들 정부가 끌어내야 하는 것 아니냐"

한진중공업 비리 의혹도 제기됐다. 민주당 이미경 의원은 "한진중공업 사업보고서에는 2010년 영업이익률이 13.7%인데 이재용 사장은 8.3%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분식회계를 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이재용 사장은 "상장회사가 분식회계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정상적인 매출에 의해 나타난 이익이 아니다. 선주가 가격이 떨어지니 선수금을 포기하고 계약을 취소한 것, 그런 부분이 (영업이익률) 내용에 포함된 게 300억 원 정도다. 2009년도에 (이익으로) 인식됐어야 했는데 안되고 2010년도에 된 부분도 있다. 이를 감안하면 8.3% 가량 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조남호 회장은 정리해고를 철회할 생각이 있는데 이명박 정부 공안 파트에서 막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조 회장은 "전혀 그런 일은 없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이어 용역들의 폭력 문제를 짚었다. 정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용역 회사 '주식회사 장풍HR'의 서정락 대표를 지목해 "조합원 사무실 가는 것을 몸에 용문신 새긴 용역들이 가로막고 있다. 조합원들 사무실을 왜 막느냐"고 질타했다.

정 의원이 이어 "용역 회사 이름 '장풍'이 무슨 뜻이냐"고 묻자 서 대표는 "휴먼 리소스, 인력 관리"라고 답했다. 정 의원이 "'장풍이 그런 뜻이냐. 무협지에 나오는 '장풍'을 말하는 것 아니냐"고 재차 묻자 서 대표는 "아웃 소싱..."이라고 말하며 말 꼬리를 흐렸다. '주식회사 장풍HR' 홈페이지 따르면 이들은 회사명을 한자로 '章豊(글풍년)'이라고 쓰고 있다.

용역 폭력 문제가 불거지자 한나라당 손범규 의원은 "직장폐쇄 중이라도 노조원의 노조사무실 출입을 가로막는 것은 헌법 위반"이라며 이채필 장관을 상대로 "이렇게 되면 웃기는 일을 하는 거예요. (한진중공업과 용역회사가) 법을 무시하고 최소한의 노조 활동을 막기 위해 용역을 동원해 출입을 막았다면 정부가 기동 타격대를 동원해 용문신 한 자들을 빼내야 한다"며 "장관은 어떻게 할거냐. 가만히 볼 거냐"고 물었다.

이 장관이 "직장폐쇄 중에도 노조 간부 출입은 허용돼야 한다. (노동부는) 노조사무실 출입 금지를 하도록 허용한 적이 없다"고 답하자 손 의원은 "진상 조사를 해서 법을 어기고 막고 있는 용문신들이 있다면 경찰력 투입할 것은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오후 청문회에서는 정동영 의원이 김진숙 지도위원 전화 연결을 시도해 한나라당과 기싸움을 벌였다. 한나라당이 "참고인이 청문회장에 안나왔는데, 전화로 대화를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반대해 잠시 정회를 하기도 했다.

진전 없는 청문회 광경을 지켜본 김인수 한진중공업 해고자대책위 부위원장은 오후 6시 경 저녁 식사를 위한 정회를 앞두고 "보신 소감이 어떻느냐"는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노동자들에게는 죽음을 강요하고 회사는 돈잔치를 했다. 3년 전(노사합의와 사측의 노사합의 뒤집기)부터 지금까지 진행 진행된 결과를 지금 시점에서 바라보면, 두 명의 노동자가 스트레스로 죽음에 이르렀다. 노동자 임금은 30% 삭감됐다. 2009년말 2900명 직원이 1400명으로 줄었고, 고급 기술인력인 설계실은 강제 분사됐다. 175명이 정리해고 당했다. 노동자는 죽어나가고, 회사 측은 정리해고 한 다음날 수백 억원 돈찬치를 하고 임금 인상을 했다. 조남회 회장의 장남인 조원국 상무는 연봉 1억 원이 인상됐다. 이런 게 정리해고라면 도데체 이 나라는 누굴 믿고 살아야 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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