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KBS "정치권 합의 파기 때문에 도청 의혹 일어"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KBS "정치권 합의 파기 때문에 도청 의혹 일어"

천정배 "언뜻언뜻 보이는 권언유착의 야합은 누구 얼굴?"

KBS 경영진이 27일 도청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그 원인을 "정치권이 물리력을 동원하지 않고 수신료 인상안을 표결처리하기로 국민 앞에 약속해놓고도 이를 뒤집으면서 (민주당 대표실 도청 의혹이)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해 논란을 자초했다. 야당 대표실의 도청 논란에 대한 해명이 쏙 빠진 대신 "도청이 이번 사안의 본질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식으로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KBS 경영진은 이날 "최근 현안과 관련한 경영진의 입장"이라는 성명을 내고 이같이 주장한 후 "그런데도 어느 사이에 정치권의 합의 파기라는 본질은 사라지고 이른바 '도청' 의혹만 남아있는 형국으로 변질됐다"며 "이렇게 되기까지는 그동안 근거 없는 의혹을 확대 재생산하면서 사원간의 불신을 조장한 본부 노조의 책임도 없다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KBS 경영진은 "이번 '도청'의혹과 관련해 정치부기자들은 민주당이 주장하는 식의 도청은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우리 직원들의 말을 경영진이 믿지 않는다면 그게 온당한 일이냐"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부노조는 마치 '도청'이 실재했으며 경영진이 이를 은폐하고 있는 듯한 언동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KBS 경영진은 "본부노조의 무분별한 행동은 외부세력에 의해 우리 KBS를 음해하는 근거로 활용되는 등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며 KBS 새노조가 전날 사원들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을 비난하기도 했다.

KBS 새노조는 전날 코비스(사내 게시판) 커뮤니티에 가입된 1063명을 대상으로 '도청 의혹'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53%가 응답한 가운데 '민주당이 주장하는 식의 이른바 도청 행위를 한 적은 없다'는 사측의 입장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96% (545명)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KBS 경영진은 "본부노조는 특히 이번 설문조사에 전체 구성원의 10% 정도만 응답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사내 구성원의 대부분 의견인 양 사실을 호도하면서까지 이를 공표했다"며 "본부 노조의 이같은 갈등조장은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비판했다.

KBS 경영진은 "우리는 현재 직을 걸고 이 일(수신료 인상)에 앞장서고 있다"며 "회사가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를 부추기면서 앞으로 나아가야지 구성원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조직을 사분오열 시키는 일은 결단코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말했다. KBS 경영진은 "사원 여러분께서도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우리가 몸 담고있는 KBS를 흔들려고 하는 불순한 기도에는 강력히 대응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민주당 천정배 최고위원은 "불법도청사건에 대한 KBS 경영진 담화에 부쳐"라는 제목의 성명을 시 형식으로 발표해 KBS 경영진의 입장을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천 최고위원의 성명 전문.

알 수 있어요

도청도 없는 공중에 불의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진 녹취록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명비어천가 끝에 수신료인상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권언유착의 야합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거짓 없는 어린 나무에 탐욕의 이끼를 얹어서, 신 독재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슬치는 알 수 없는 악취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도 알지 못하고서, 주인을 기만하고 비겁하게 흐르는 전파는 굽이굽이 누구의 주술입니까.

양상군자의 발꿈치로 민주주의를 짓밟고, 시커먼 손으로 잃어버린 노트북과 휴대폰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날을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미래입니까.

......알 수 있어요.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