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민관합동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공동위원장 도종환 장관·신학철 미술가)'에 확인한 결과, 조사위는 2015년 2월 16일 자유한국당 전신 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 앞에서 당시 박근혜 대통령 비판 전단지를 뿌려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박성수(44.사회활동가)씨에 대해 "진상조사 필요성이 있어 조사 개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이 사건을 '퍼포먼스 활동가 박성수씨 정치 풍자 전단 배포·살포에 따른 표현의 자유 침해 사건'으로 규정하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와 제도개선위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문체부 훈령 제320호) 제3조 등에 근거해 본격 조사할 계획이다. 조사위는 지난 달 24일 조사 개시를 결정했고 최근 박씨에게 이 사실을 통지했다. 이어 박씨를 불러 사건에 대한 증언을 듣기도 했다.
블랙리스트 조사위 관계자는 "조사 신청이 들어왔고 개시 필요성이 인정돼 진상조사에 나서기로 했다"며 "정치풍자에 대한 표현의 자유 침해 사건으로 보고 진실을 밝혀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위는 개시 결정일로부터 90일, 추가 조사 30일까지 포함해 110일 이내에 이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와 관련해 박성수씨는 14일 대구지방법원(제1형사부 재판장 임범석)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블랙리스트 조사위 조사 개시를 재판부에 전달했다. 박씨는 "전단지를 뿌리다 체포·구속된 이 사건을 문체부도 블랙리스트 피해 사건으로 규정했다"며 "타 지역에서는 문제되지 않은 건이 왜 보수정권 치하의 이곳에서만 문제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이 건으로 주변 사람들도 엄청난 두려움에 떨었다"면서 "공안탄압을 경험할 줄 꿈에도 몰랐다. 항소심에서는 무죄를 받아야겠다"고 말했다.
박씨와 함께 2년 전 박근혜 비판 전단지를 배포해 1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 받은 변홍철(48.시인)씨도 이날 결심공판에서 "명예훼손 혐의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며 "사회적 정의를 바로 잡고 환기하는 차원에서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해달라"는 내용의 최후진술을 했다.
반면 대구지방검찰 측은 항소심 결심에서도 1심과 마찬가지로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선고해달라"고 했다. 앞서 대구지법(제2현상단독 김태규 부장판사)은 2015년 12월 22일 '박근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성수씨와 변홍철씨, 신모(35)씨 등 3명에 대한 1심 재판에서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만원, 벌금 100만원 등 피고인 전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한편, 이 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은 내년 1월 25일 대구지법에서 열린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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