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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습자 가족들 "악의적 은폐로 생각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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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습자 가족들 "악의적 은폐로 생각하고 싶지 않다"

"유해 발견 알리지 않은 점 유감...수색 계속돼야"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선체에서 유골을 수습하도고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은 데 대해 가족들이 "유감"이라면서도 "악의적 은폐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기사 : 해수부, 세월호서 닷새 전 손목 뼈 발견하고도 은폐 논란, 김영춘, '세월호 유골 은폐' 문제, 제때 못 잡았다)

세월호 미수습자 5명(남현철·박영인·양승진·권재근·권혁규)의 가족들은 27일 입장문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가족들은 "11월 17일 장례를 하루 앞둔 시점이었다 해도, 세월호에서 유해가 발견됐다면 해수부 세월호현장수습본부는 저희에게 최우선으로 알려야 했다"며 "유해 발견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이들은 그러나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히고 있는 이철조 본부장과 김현태 부본부장에 대해선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다"며 "'미수습자 가족의 심정을 고려해 발인 이후 유해 발견 사실을 알리려고 했다'는 해명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싶다"고 했다.

김현태 전 부본부장은 지난 17일 세월호 수색 현장에서 사람 뼈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됐음에도 다음날로 예정된 장례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해 발인 및 삼우제 이후 공지하기로 결정했다. 장례가 끝난 후 김 전 부본부장은 이철조 전 본부장과 논의한 끝에 21일 선체조사위원회와 고(故) 조은화‧허다윤 학생의 가족에게만 이같은 상황을 전했다. 나머지 미수습자 가족들은 언론 보도가 나온 22일에서야 뒤늦게 사실을 알았다.

가족들은 "유해가 발견된 폐지장물은 세월호에서 이미 수색이 진행된 곳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며 "때문에 장례식을 앞둔 저희에게 그들이 유해 발견 사실을 설명하지 않은 것을 악의적 은폐로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들은 "이미 '시신 없는 장례'까지 치른 저희가 무엇이라고 더 이해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이들은 "저희가 목포신항에 더 머무르지 않겠다는 힘든 결정을 내렸지만, 이와 별개로 아직 세월호 수색이 마무리된 건 아니"라며 "선체 직립이란 눈앞의 과제가 남아 있고, 이후에도 미수습자 수색 작업은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번 사태를 겪으며 국민 여러분이 보내주신 격려와 관심에 감사하고 죄송스런 마음을 느끼고 있다"며 "큰 고민 끝에 내놓은 저희의 결론을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다음은 세월호 미수습자 5인 네 가족의 입장 전문

국민 여러분,


지난 18~20일 '세월호 마지막 장례식'을 치르고 이제 조용히 세월호 수색 및 진상규명을 기다려야 하는 저희가 다시 국민 여러분께 메시지를 내놓게 됐습니다. 발인 이틀 후인 22일 언론을 통해 알려진 이른바 '세월호 유해 은폐' 사건에 대한 저희의 입장을 내놓기 위해서입니다.


지난 3년 7개월 동안 느낀 건 '말이 언제든 칼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누군가 무심코 내뱉은 말이 저희 가슴 깊숙이 꽂힌 적도 있고, 때론 저희가 내놓은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된다는 것도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메시지를 내놓는 지금도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입니다.


보도가 나온 후 저희는 정말 혼란스러웠습니다. 지금 이 순간까지 고통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우선 17일 장례를 하루 앞두고 있는 시점이었다 하더라도 세월호에서 유해가 발견됐다면, 해수부 세월호현장수습본부는 저희에게 최우선으로 알려야 했습니다. 그것이 순리입니다. 때문에 해수부 세월호현장수습본부가 17일 유해 발견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에 유감을 표명합니다.


다만, 저희는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히고 있는 이철조 본부장과 김현태 부본부장에 대해선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유해가 발견된 폐지장물은 세월호에서 이미 수색이 진행된 곳에서 나온 것이라고 합니다. 때문에 장례식을 앞둔 저희에게 그들이 유해 발견 사실을 설명하지 않은 것을 악의적 은폐로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목포신항에서 그들과 긴 시간을 함께 했던 저희는 두 사람이 했다는 "미수습자 가족의 심정을 고려해 발인 이후 유해 발견 사실을 알리려고 했다"는 해명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이미 '시신 없는 장례'까지 치른 저희가 무엇이라고 더 이해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저희는 두 사람을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저희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은 아래의 내용입니다. 저희가 목포신항에 더 머무르지 않겠다는 힘든 결정을 내렸지만, 이와 별개로 아직 세월호 수색이 마무리된 건 아닙니다. 선체 직립이란 눈앞의 과제가 남아 있고, 이후에도 미수습자 수색 작업은 계속돼야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가 왜 일어났는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이러한 참사가 반복되지 않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해수부를 비롯한 정부는 이 과제를 충실히 수행해주길 바랍니다. 다시는 이 땅에 이런 고통이 발생하지 않아야 합니다. 국가의 역할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세월호 참사를 반면교사 삼아 꼭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번 사태를 겪으며 국민 여러분이 보내주신 격려와 관심에 감사하고 죄송스런 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다시 한 번 어려운 부탁을 드립니다. 큰 고민 끝에 내놓은 저희의 결론을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7. 11. 27.

세월호 미수습자 5인(남현철·박영인·양승진·권재근·권혁규)의 네 가족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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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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