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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증인이 피고인 됐는데, 담당 검사가 동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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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증인이 피고인 됐는데, 담당 검사가 동일인?

'폐타이어 간첩 사건' 제보자 모해위증죄 사건에 본래 사건 검사 배당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선 이가 모해위증 혐의로 고소된 사건에, 이 사건을 파생시킨 본래 사건 담당 검사가 수사 검사로 선정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피고소인의 위증 혐의를 따져야 할 검사가 고소인의 유죄를 주장해온 상황이라, 사건 처리의 공정성이 의심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다.

문제의 발단이 된 사건은 이른바 '폐타이어 간첩 사건'이라 불리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사건이다.

이 사건은 뉴질랜드 교민 사이먼김 씨는 대북사업가 한모 씨와 김모 씨가 '간첩'이라는 취지로 수사기관에 제보를 한 데서 시작됐다. 사이먼김 씨는 재판에서도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서 한모 씨와 김모 씨의 혐의 입증을 도왔다.

사이먼김 씨는 그러나 1‧2심 재판이 이어지는 내내 제보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모습을 보였다. 불법적으로 녹음‧촬영한 기록물을 증거로 제시하는가 하면, 1심과 2심 법정에서 서로 다른 진술을 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과 돈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 뒷돈을 받고 수사기관의 협력자 노릇을 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관련기사 : 경찰은 왜 간첩 사건 증인에 뒷돈을 챙겨줬나?)

결국 두 피고인은 사이먼김 씨가 수사기관과 결탁해 자신들을 모해할 목적으로 허위 진술을 했다고 보고, 지난 달 19일 검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검찰은 사이먼김 씨가 피고소인인 모해위증 혐의 사건에 대해 최근 담당 검사를 배당했다.

문제는, 이 모해위증 혐의 사건의 담당 검사로 배당된 인물이 본래 사건인 '폐타이어 간첩 사건'의 공판 담당 검사라는 점이다. 해당 검사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안부 소속 이병주 검사로, 그는 폐타이어 간첩 사건 1‧2심 공판을 맡아 한모 씨와 김모 씨의 국보법 위반 혐의를 주장했다. 이 검사가 제시한 근거는 사이먼김의 제보를 토대로 구성됐으며, 사이먼김을 법정에 증인으로 세우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거꾸로 피고소인이 된 사이먼김의 위증 혐의를 밝혀내야 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모해위증 혐의 사건의 고소인이자 폐타이어 간첩 사건의 피고인인 한모 씨와 김모 씨 측은 검찰의 담당 검사 선정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증인과 피고인이 바뀐 두 사건에 같은 검사를 배당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변호인 측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에 "(이병주 검사는) 피고소인(사이먼김)이 위증을 한 재판에 고소인들과 대립당사자의 지위에서 사건에 관여한 공판검사이므로 불공정한 수사를 할 우려가 있어 본 사건에서 배척해줄 것을 요청한다"며 검사 재배당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법원의 경우 재판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법관이 피고인 또는 피해자의 친족 또는 증인, 법정대리인, 전심 재판 등에 관여한 때에 직무 집행에서 제척하도록 정하고 있다. 사건 배당의 단계에서 엄격하게 재판의 공정성에 의심을 살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하는 것이다. 이와 달리, 검찰 사무와 관련해선 법원의 제척 제도에 해당하는 규정이 없다. 공정성이 현저히 우려됨에도, 검사 재배당 여부는 검찰 상부의 재량에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변호인 측은 "법률에 검찰에 대한 제척, 기피 제도가 명문화되어 있지 않다 하더라도, 공익의 대표자로서 검사의 준사법기관적 지위와 객관의무가 인정되는 한 검찰 내부적으로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사건에 대한 배당 배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형사 재판에서 검사는 수사와 기소를 독점하고 있기에 본 사건과 같이 피해자가 제기한 고소 사건에서 공정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아 불기소처분을 하거나 부실한 공판 수행에 의해 무죄 판결을 받는다면, 이는 피해자의 헌법상 권리인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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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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