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비아·이라크 전철 밟지 않을 것"

최선희 북미국장, 미국에 "핵 보유 인정하라" 촉구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미국장이 미국의 대북한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며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21일(현지 시각) 러시아 에너지안보연구소(CENESS)가 주최하는 국제 핵 비확산회의에서 '한반도 긴장 완화' 세션에 발표자로 나선 최 국장은 6자회담 재개와 관련 "미국과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6자회담으로 복귀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 국장은 "우리는 이라크, 리비아 등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대조선(북한) 적대시 정책과 제재를 통한 압살 정책에 맞서기 위해 핵 보유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주권 수호를 위한 유일한 길은 핵 보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미국 대통령)가 '화염과 분노', '폭풍 전 고요', '완전 파괴' 등의 미친 발언을 하는 데 우리는 겁먹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20일 최 국장은 "미국이 핵을 가진 조선(북한)과 공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한 조선의 핵 무기는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미국과 힘의 균형에 도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자신들의 핵 보유를 인정하라는 최 국장의 주장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북핵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방송은 카티나 애덤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이 "핵으로 무장한 북한(nuclear-armed North Korea)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역내 동맹과 파트너들에 대한 우리의 (방위)공약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애덤스 대변인이 "경로를 바꿔 신뢰할 만한 협상으로 복귀하는 것은 북한에 달려 있지만, 북한 정권이 선택할 수 있는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