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외교 당국자, 러시아 접촉 이뤄지나?

정부, 러시아에서 열리는 비확산회의에 국장급 인사 파견

정부가 러시아에서 열리는 핵 비확산 회의에 국장급 인사를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 국장과 접촉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이상화 북핵외교기획단장은 20~21일(현지 시각) 모스크바에서 개최되는 국제 비확산 회의에 참석한다"며 "동북아 안보 상황과 한반도 긴장 완화뿐만 아니라 이란 핵협정 문제 등 최근 국제 사회의 주요 이슈들이 폭넓게 다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에너지안보연구소(CENESS)가 주최하는 이번 비확산 회의는 2014년에 이어 3년 만에 개최되는 회의로 관련 분야의 민간 분야의 인사뿐만 아니라 정부 관료와 학계 인사 등이 참여하는 '1.5트랙'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회의에는 북한도 참석하는데, 최선희 국장이 북한 대표로 이미 모스크바에 도착해 있는 상황이다. 이에 6자회담 차석대표인 이상화 단장과 최 국장 간 만남이 현실화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이와 유사한 회의에 과장급의 실무진을 파견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국장급을 파견한 것 역시 남북 간 접촉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남북 간 대화 채널이 전혀 가동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번과 같은 국제회의를 계기로 북한의 의중을 확인하고 정부의 입장을 자연스럽게 전달하기에 좋은 기회라는 점 역시 양측의 접촉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물론 북한이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한 비핵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접촉이 성사된다고 해도 탐색전 이상의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단장과 최 국장의 접촉 가능성에 대해 노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며 국장급 인사 파견 배경에 대해 "국제 회의가 개최되면 참석 필요성 등을 감안해서 어느 급의 인사가 참석할지 결정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