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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일의 저승사자는 박연차?…배후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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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일의 저승사자는 박연차?…배후설 솔솔

천신일 "왜 나만 죽이냐" 청와대에 불만 토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은 정치권에 '저승사자'로 통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충격적인 죽음도 그와 연루된 것이고, 이광재 강원도지사의 직무정지도 그에게 해외에서 정치자금을 건네받았다는 의혹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김태호 전 국무총리 내정자의 '40대 총리'라는 풍운의 꿈을 좌절시킨 결정적 물증이 박연차 전 회장과 찍은 사진 한장이었다. 한나라당 박진 의원 등 일부 여권 인사들은 집권당이라는 '프리미엄' 덕분에 운좋게 피해갈 수 있었지만, 어쨌든 박연차 전 회장은 정치권에서도 그렇고 여론상으로도 '거악'으로 통한다.

지지부진하던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지난 주 목요일 검찰의 세중나모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계기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침묵하고 있던 주요 언론들도 앞다퉈 천 회장의 비리 의혹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하청업체인 임천공업 이수우 대표(54.구속기소)로부터 은행대출 대가 등으로 40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천신일 회장의 구속은 현재로서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의 40년지기이자 고려대 교우회장으로 지난 대선에서 물심양면으로 이 대통령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천 회장은 지난 8월 처음으로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로비 의혹과 관련해 처음으로 이름이 나왔다. 이수우 대표로부터 수십억대의 금품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검찰 수사는 지지부진했다. 그 사이 천 회장은 해외로 도피해 현재 두달째 해외에 머무르고 있다. 이 때문에 'MB 친구'라는 천 회장의 '든든한 배후'에 비판의 화살이 맞춰졌었다.

하지만 국정조사를 통해 야당에서 남상태 사장의 로비 의혹을 계속 제기하고 김윤옥 여사와 남 사장의 친분까지 의혹의 불길이 번지자 검찰은 천 회장에 대한 수사를 서두르기 시작했다. 대선자금과 관련된 의혹, 포스코 회장 인선 개입설 등 그간 쏟아진 숱한 루머에도 끄덕없던 천 회장에 대한 갑작스런 '단죄' 분위기는 그래서 이 사건이 더이상 권력 핵심부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꼬리자르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현재 일본에 머무르면서 검찰의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천 회장도 검찰 수사가 자기를 죽이려는 수사로 받아들이는 등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동아일보>가 1일 보도했다. 검찰에 따르면 천 회장은 자신이 이명박 대통령과 가깝다는 점 때문에 오히려 검찰이 자신의 허물을 더욱 가혹하게 단죄하려는 게 아니냐며 의구심을 품고 있다는 것. 또 2007년 대통령 선거 때 물심양면으로 이 대통령을 도왔는데도, 이제는 청와대마저 자신을 보호하지 않으려 한다며 서운한 감정을 갖고 있다고 한다. 검찰은 변호인 등을 통해 천 회장의 귀국을 설득하고 있다고 한다. 때맞춰 이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득 의원이 일본을 방문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여권 내에서는 천 회장을 직접 만나 귀국을 설득하지 않겠냐는 얘기가 온다.

한편 천 회장이 박연차 전 회장의 구명을 위해 최근까지도 여권 인사들을 상대로 로비했다는 설까지 나오면서 천 회장이 어떤 식으로든 '단죄'를 피해가기는 힘든 상황은 더욱 굳어지고 있다. 천 회장은 지난해 '박연차 게이트' 수사 당시 박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수수 사실이 드러나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기각돼 불구속 기소됐다.

1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은 구속된 지 11개월 만에 병보석으로 풀려나 서울삼성병원에서 생활하던 중, 지난 3월 베트남 화력발전소 건설 양해각서를 체결해야 한다며 베트남 여행 신청서를 법원에 냈다. 박 전 회장 측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올해 초 천 회장이 여권 핵심부에 박 전 회장이 추진 중인 베트남 화력발전소 건설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선처해 줄 것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박 전 회장은 이후에도 병보석 상태에서 고향인 김해에 내려가 쥐불놀이를 즐기고, 서울 강남의 술집 등지에서 현 정부 고위공직자 등과 어울리는 모습이 목격되는 등 천 회장 등 여권 인사들의 비호를 받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덧붙였다. 박 전 회장을 비호한 여권 인사가 천 회장이 아니냐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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