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관의 아들은 지난 해 7월부터 대학생 신분으로 한화S&C에서 인턴 근무를 하던 도중 한화에 입사지원서를 제출해 그해 9월 합격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같은 해 9월18일 실시된 인적성 검사에 응하지 않았다.
같은 시기 발표된 현대자동차의 정기공채 공고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입사가 확실시되는 한화S&C 대신 현대자동차를 선택한 셈이다. 실제 이 장관의 아들은 서울 소재 D대학을 졸업한 뒤 올해 1월 현대자동차에 입사했다.
"중소기업에서 일한 뒤 대기업 입사자격 줘야 한다"더니…아들은?
이같은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선 재미블로거 안치용 씨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한화 입사가 사실상 확정된 상태에서 합격여부가 불투명한 현대자동차에 입사서류를 낸 것"이라며 "이미 합격한 직장을 포기한 것은 현대자동차에 합격할 수 있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안 씨는 "'지원만 하면 합격'이라는 특단의 보장책이 없다면 보통사람은 쉽사리 택하기 어려운 카드였다"며 "지금 같은 취업대란기에 이 정도의 배짱을 부릴 수 있는 것은 특임 장관의 아들정도는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재오 장관은 최근 청년 실업 문제와 관련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이 장관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대학생들은 졸업 뒤 중소기업에서 1~2년 일하게 한 뒤 대기업 입사 자격을 줘야 한다", "재수생들을 공장이나 농촌에서 일하게 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가 곤욕을 치렀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아들은 대학을 졸업하기 전부터 유수의 대기업들을 '골라 가며' 취업한 것.
이 장관의 아들이 최근까지도 언론을 통해 '대학생'이라고 보도되고 있는 것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이 장관의 부인 추모 씨를 인터뷰한 9월13일자 <주간조선>은 "둘째 사위는 삼성전자에 근무하고 있고, 외아들은 현재 대학생"이라고 보도했다.
단순한 오보인지, 추 씨의 발언에 의한 것이지는 불분명하지만 후자라면 추 씨는 이미 올해 초 대학을 졸업하고 현대자동차에 근무하고 있는 아들을 '대학생'이라고 소개한 것이다.
▲ 지난 14일 국회에 출석한 이재오 특임장관. ⓒ뉴시스 |
사위·조카들 둘러싼 의혹도…특임 장관실 "문제없다"
이 장관의 사위가 삼성전자에 근무하게 된 경위를 두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그는 지난 2004년부터 2008년 9월까지 세 곳의 직장을 거쳐 같은 해 12월 삼성전자에 경력직으로 채용됐다.
안 씨는 "이 회사 중 한 곳은 자본금 5000만 원에 직원 12명, 또 다른 한 곳은 자본금 1억 원에 직원 7명의 회사였고 처음 직장은 폐업한 상태"라며 "그가 삼성전자에서 꼭 필요한 사원이었을 수도 있지만, 직원 10명 안팎의 직장에서 일한 경력이 세계적 기업인 삼성전자에서 원하는 경력과 과연 일치하는지는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씨는 "'공정한 사회'까지는 아니더라도 건전한 상식의 잣대를 들이댈 때 과연 떳떳하다고 말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며 "특히 권력의 2인자, 특임 총리라는 말이 나도는 이재오 장관과 관련된 일이기에 더욱 그렇다"고 꼬집었다.
지난 인사청문회 과정에선 이 장관의 조카들을 둘러싼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당시 민주당 조영택 의원은 "이재오 내정자는 15대~18대 국회에서 조카 3명을 의원 보좌관으로 채용했으며, 이들 중 2명은 현재 각각 청와대 행정관과 한국콘텐츠진흥원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다"며 "친인척을 보좌관으로 쓰는 것은 준횡령죄"라고 주장했었다.
이처럼 아들과 사위, 조카들과 관련돼 제기된 의혹을 이재오 장관 측은 강하게 부인했다. 특임 장관실 고위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명문대 출신이 아니면 대기업 입사도 특혜가 되는 것이냐"며 "이 장관의 아들은 정당한 절차를 밟아 입사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장관의 사위에 대해선 "중소기업에서 능력을 인정 받아서 대기업으로 입사한 것은 공정 사회에 부합하는 게 아니냐"라고, 조카들에 대해선 "비서관으로서 능력이 있어 채용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같은 주장들은 지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전부 스크린을 거쳤으나 문제가 되지 않았던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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