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지사 누구냐고 하면 (사람들이) 오세훈이라고 한다. 진짜로 그렇다"며 강한 소외감을 드러냈다. 김 지사는 13일 경기북부상공회의소 특강에서 "아이들한테 명함주면서 도지사가 뭐하는 사람인줄 아냐고 하면 모른다고 한다. 그러나 (서울) 시장은 다 안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이어 "경기도민들 보고 경기도청 어디 있습니까 하면 몇 분 찾아오실 수 있겠느냐. 그러나 서울시청 하면 가는 방법까지 다 안다"고 말했다. 잠재적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김 지사가 역시 잠재적 차기 주자인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강한 견제 심리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또 이날 KBS 경인지사 개국을 언급하며 "서울은 KBS, MBC, SBS 등 방송사 본사가 다 있고 기자가 수천명이어서 서울시청 잔디밭에 물 나오고, 아이들 뛰노는 것 다 (방송에) 나가는데, 우리(경기도)는 한 명 죽어서는 방송 안 나간다. 연쇄 살인사건, 끔찍한 살인 사건 아니면 보도도 안 된다"며 "연천 등에서 미군 탱크 훈련하는 것들이 서울식으로 하면 보도가 많이 될 것다. 그야말로 (경기도가) 방송 사각지대였는데 이것이 풀린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어 '도' 기능 축소 등 국회에서 논의되는 행정체제개편안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했다.
김 지사는 "제가 (도 폐지) 반대 발언을 했더니 '대통령에게 각 세운다'고 한다. (그러나) 도를 폐지할 수 있겠는가"라며 "도는 1015년 전에 생겼고 조선이 망하고 일제총독부도 못 없앴다. 김일성, 김정일도 못 없앴다. 북에도 도가 있다"고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의 도를 없애고 대통령이 직접 60여개를 다 관여 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대통령이 그렇게 시간이 많은 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18대 국회 들어 '도' 기능 축소 등을 골자로 하는 여야의 행정체제개편안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줄곧 내 왔다.
이와 관련해 여야는 최근 행정체제개편안의 대통령 보고 시한을 2012년 6월 말로 연기하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4월 총선이 예정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도 폐지 등의 논의를 19대 국회로 미룬 것이다. 그러나 그해 12월에는 대선이 있어 행정체제개편안이 결국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결과적으로만 따지면 김 지사의 주장이 어느 정도 먹힌 셈이 됐다.
"北, 김일성은 사방에 동상…南, 이 나라를 누가 만들었는지도 몰라"
김 지사는 이날 강연을 통해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 건립을 적극 지지했다. 이 전 대통령 동상 건립 문제는 조갑제 전 월간조선 사장 등 한국 보수 세력의 숙원 사업이기도 하다.
김 지사는 "대한민국은 태어나서는 안 될 나라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분단의 원흉이 이승만이라는 것이며 이 나라를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고, 이 나라를 만든 이승만은 나쁜 영감으로 안다"며 "김일성은 지금도 북에 가면 사방에 동상이지만 대한민국은 대통령 동상은 안 된다고 한다"고 우회적으로 이 전 대통령의 동상 건립을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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