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지사도 여권 내 인적 쇄신 요구 대열에 합류했다. 김 지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친노세력'의 핵심인 유시민 전 의원을 누르고 재선에 성공함에 따라 정치적 입지를 크게 넓혔다.
여당 차기 대선 후보군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유력한 경쟁자 중 하나로 부상했다. 그런 그가 한나라당 초재선 의원들의 인적 쇄신 요구에 찬성하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 지방선거를 통해 '반MB' 정서가 만연돼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주목해야할 대목이다.
김문수 지사는 11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한나라당 쇄신파의 청와대 참모진 교체 요구에 대해 "나는 타이밍 맞추어서 빨리하는 것에 대해선 같은 생각"이라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통령께서 실기하고 뒷북치면 안 된다. 할때 싹 해야지 너무 주무르면 진이 빠져서 신선도가 떨어진다. 깜짝 놀라게 해야 신선미가 있다. 쾌도난마식으로 해야 한다"고 조기 인적쇄신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대통령이 사람을 너무 가볍게 바꾸지 않는 것은 좋은 점이기는 하지만 전당대회 끝나고 보궐선거 뒤에 하자고 하는데 이렇게 하면 하나마나"라며 7.28 재보선 이후 인적쇄신을 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입장에 명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인적쇄신 범위에 대해서도 김 지사는 "개각도 곧 한다는 것 아닌가. 개각도 일정하게 필요하면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내각도 손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더 나아가 이 대통령의 인사스타일과 정치스타일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청와대 참모진도 해당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사람을 뽑아야 한다. 대통령 정도 되었으면 엠비가 어디 있고 친박이 어디 있나. 임기에 연연해 하지 말고 늘 역사를 보고 당이나 경선에도 연연해 하지 말고 국민과 전체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종시 수정 문제에 대한 질문에 답하면서 "선진당하고도 손 못 잡고 친박하고도 손 못 잡고 뭐 하는 건가. 혼자 잘났다는 거다. 혼자서는 정치 못 한다"며 이 대통령의 독단적인 국정운영 방식에 대해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한편 김 지사는 당선 이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대권 도전설'에 대해선 일단 거리를 뒀다.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는데다 이제 막 재선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서두를 필요가 없는 상태다.
그는 차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이번에 당선되고 나니까 그런 이야기가 자꾸 나오는데 별 준비한 것도 없고 생각해 본 것도 없다"며 "국회의원 중에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몇 명 있더라. 매우 당황스럽고 과분하고 두렵다"고 말했다.
대선에 도전할 경우 임기 도중에 나와야 한다는 점에서 임기를 마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일단 마쳐야죠"라며 현재로선 대선 출마를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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